[임동섭의종교칼럼] 제발 제 말씀 좀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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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 말씀 좀 들어주세요!
서비스를 감독하는 감독관이 체인점을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세찬 바람에 눈보라가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날은 손님이 별로 없겠지!’하고 생각했습니다. 몇 가게들을 돌아보니까 역시 손님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쪽 언덕 위에 있는 한 ‘세븐 일레븐’ 체인점에는 의외로 손님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가보니까 거기 ‘로베르트’라는 명찰을 달고 판매대에서 일하는 자매가 너무 친절하고 상냥하게 사람들을 맞아 주는 것입니다. 몬태나 주의 ‘세븐 일레븐’ 회사에서 서비스를 감독하는 이 감독관은 ‘그렇지 서비스가 중요하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몇 사람들이 왔다가 나간 후에 노인 하나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초라해 보이는 노인이었는데 그 가게 매장을 빙빙 돌더니 바나나 하나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인은 사람들이 다 나가기를 기다려서 판매대에 와서는 바나나를 올려놓으니까, 그 ‘로베르트’라는 여직원이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여러 가지 개인 생활을 물어보고, 그리고 바나나 하나를 잘 포장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밖에까지 나가 그의 옷깃을 만져 주면서, ‘힘내서 사시라!’고, 허그(hug)도 해드리고, 웃으면서, ‘내일 또 오시라!’고 하면서, 서로 따뜻한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감독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맞아, 저 노인은 바나나를 사러 온 것이 아니야, 저 노인은 사랑을 사러 온 것이지!’ 그래서 이 말이 ‘세븐 일레븐’의 매니저를 교육시키는데 유명한 말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팔아서는 안 됩니다. 물건을 파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학자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le)’은 자기 비서인 ‘제인 웰쉬(Jane Welsh)’와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후에도 제인은 계속 비서 일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인’이 병이 들었습니다. 칼라일은 자신의 일에 혼신을 다해 헌신하며,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칼라일’은 부인을 진실로 사랑했지만, 일에 매여서 부인을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중병에 걸린 부인은 결국 침대에 눕게 되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식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부인의 침대 옆 의자에 앉았습니다. 부인의 일기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어제는 사랑하는 남편과 한 시간이나 같이 앉아 있었다. 천국과 같았다. 나는 그를 참으로 사랑한다.” 다음 페이지로 넘겼습니다. “나는 하루 종일 그의 문소리를 기다렸다. 너무 늦었다. 오늘도 집에 들어오지 아니 하는가 보다.” 토마스 칼라일은 죽은 아내의 일기를 읽다가, 아내의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무덤 앞에서 “내가 당신의 마음을 미리 알았더라면, 미리 알았더라면…….”이라고 부르짖으면서 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C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일주일 내내 일하시기 때문에 교회에 나오시지 못합니다. 겨울철에 사업이 한산하다고 합니다. 도와주던 직원도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고객은 주로 멕시칸이기 때문에 한국말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하시는데, 같이 가자니 부담을 드리는 것 같고, 거절하자니 하실 말씀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우리들은 근처의 고급 이태리 식당으로 갔습니다. 한국에서 한 달에 15,000불정도 버는 사업이 IMF때 망해 하루아침에 빚쟁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신과 치료도 수개월 받았다고 합니다. 이혼을 하고 미국에 왔는데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혼자서 찬양도 하고 설교 CD도 들으면서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고 하십니다.
이야기를 시작한 지가 4시간 반이 지나 5시간이 되려고 합니다. 식당 안의 손님들이 하나 둘 나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우리가 마지막 손님으로 식당을 나왔습니다. 헤어지면서 C씨는 저에게 “목사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 분에게 말씀한 시간은 15분 정도이고 4시간 반은 그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같이 있고 싶어 합니다. 같이 있고 싶어서 아예 결혼하여 같은 집에서 살게 됩니다. 하나님도 우리와 함께 있고 싶어 하십니다. 예수님의 다른 이름은 ‘임마누엘’입니다. 이를 번역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말입니다. 영원히 함께하시고 싶으셔서 이 땅에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이 땅에 오신 날을 우리는 성탄절이라 부르며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 땅 뿐만 아니라 천국까지 우리를 이끄시고 영원히 사시기를 원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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