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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초동회 그룹 카톡!

임동섭
2015.02.10 23:01 1,44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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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회 그룹 카톡!


초등학교 여자 동창 Y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카톡 전화였습니다. 한국과 통화할 때는 주로 인터넷(070)전화를 사용했었습니다. 인터넷 전화로 집에서만 통화했는데 카톡 전화는 어디에서나 통화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Y는 초등학교 동창(초동회) 그룹 카톡이 있으니 들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카카오톡’이나 ‘카톡’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 자동차 부품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카카오스토리’나 ‘카스’는 맥주이름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이렇게 대중화 되고 저도 사용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1966년 2월 정읍 서신초등학교를 2회로 졸업했습니다. 벌써 졸업한 지 49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반은 남녀 52명이 졸업했습니다. 벌써 4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룹 카톡에 들어가 보니 19명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 몇 장을 올렸습니다. 곧바로 반갑다는 댓글이 떴습니다. 계속 ‘카톡’ ‘카톡’ 소리가 울렸습니다.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있었습니다. 동창들이 올려놓은 음악, 좋은 글, 사진, 동영상을 하나하나 클릭하여 보았습니다. 아내가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내는 동창들 모임에 자주 참석했기 때문에 거의 얼굴을 알고 있습니다. 요즈음 초동회 그룹 카톡을 열어보는 것으로 아침을 열고 있습니다.


카톡을 하다 보니 졸업 40주년 동창회가 생각났습니다. 그 때는 영주권이 8년 만에 나왔을 때였습니다. 제가 모처럼 미국에서 나왔으니 동창회로 모이자는 의견들이 자연스럽게 모아졌습니다. 담임선생님도 참석하셨습니다. 동창회장이 “나이 많은 동창은 누나 같아 반말을 쓰기가 어색하니 존칭어를 쓰는 것이 어떠한가?”라는 의견을 물었습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응답이 나왔습니다. “존칭어 쓰면 동창회 나오지 않는다! 동심으로 돌아가 반말하면서 추억에 젖고 싶어서 나오는데…….”


동심으로 돌아가 이런 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누가 누구를 좋아했다는 얘기가 가장 재미있는 주제였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성장한 제자들을 보면서 자랑스러워하시며 보람을 느끼시는 모습이셨습니다. 당시 선생님은 교대를 졸업하시자마자 우리 학교로 부임하셨습니다. 총각선생님이셨고 미남이셨고 열정이 있으셔서 인기가 높으셨습니다. 담임선생님도 기분 좋게 취하셨습니다. 선생님과 나이가 든 여자 동창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 날 선생님은 그 당시 좋아하는 제자가 있었다는 엄청난 비밀을 밝혔습니다.


많은 동창들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습니다. 신자가 아닌 동창들은 술을 마셨습니다. 몇몇 동창들은 제가 목사인 걸 의식하고 술 마시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실은 제가 동창들 중에 나이가 가장 어립니다. 네 살 연상의 여자 동창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저는 동창들과 옛날로 돌아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만, 동창들은 저를 별스런(?) 사람으로 대하여 은근히 서운했습니다.


그룹 카톡을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수시로 ‘카톡’ ‘카톡’ 소리가 났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로 인해 밤에 ‘카톡’ 소리가 울렸습니다. 밤에 소리가 나지 않도록 꺼놓았습니다. 아침에 소리가 나도록 해야 하는데 잊어버릴 때가 많았습니다. 아내가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해결책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방해금지 시간대 설정’을 해놓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하루에 130여 통의 문자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동영상 링크를 단 카톡이 많아 다 보려면 시간이 엄청 걸렸습니다. 다행(?)인 것은 점점 카톡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콜로라도의 아름다운 경치들과 선교지에서 찍은 사진들 그리고 비행기를 조종하는 아들의 사진들이었습니다. 댓글을 보니 ‘존경받아 마땅한 목사님!’ ‘개천에서 용 된 친구들’이라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 사진들이 동창들을 위축(?)시킨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아르바이트로 페인팅 하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그런 것도 할 줄 알고 대단하네!’ ‘성자의 길을 선택한 우리 친구 장하다!’ ‘페인트칠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 목회자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줌이 성경 한 구절보다 더 값진 것 같네!’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초동회 카톡에서는 목사가 아닌 옛 친구로 받아주었으면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카톡은 의사소통을 위한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 도구를 잘 사용하면 많은 유익이 있다고 봅니다. 많은 교회에서 카톡으로 ‘QT 나눔방’ ‘교회 알림방’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도구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통하려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도 우리들과 소통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육신으로 오셨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리시려고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역사는 소통을 위한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소통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초동회 카톡에 좋은 내용을 올려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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