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에서 운전하기!
본문
에콰도르에서 운전하기!
아는 분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분은 영국으로 유학을 갔었습니다. 박사학위를 8년 만에 받았습니다. 다음 학기부터 한국의 한 대학교에서 강의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학기까지 몇 개월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대로 귀국하기에는 너무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하느라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닌 적이 없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유럽을 여행한 후에 귀국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온 가족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는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국의 자동차는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좌측통행입니다. 로터리에서 회전방향은 시계바늘 방향입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정반대입니다. 운전석은 왼쪽에 있고, 우측통행입니다. 로터리에서 회전방향은 시계바늘 반대방향입니다. 그 분 가족이 목숨을 잃은 곳은 프랑스의 한 로터리이었습니다. 그 분은 습관적으로 시계바늘 방향으로 회전하다가 정면충돌했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분이 강의 한 번 해보지 못했습니다. 공부하는 남편을 돕기 위해 식당에서 일했던 부인은 ‘사모님’ 소리 한 번 듣지 못했습니다. 어린 자녀들은 피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문화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낳았습니다.
제 동생이 일본에서 유학할 때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일본도 운전석이 우측에 있습니다. 한국처럼 습관적으로 우측통행을 하다가 마주오던 차량과 정면충돌할 뻔 했습니다. 호주와 태국도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습니다. 저도 조수석에서 깜짝 깜짝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저는 6월 30일 에콰도르에 선교사로 갈 예정입니다. 선교할 나라는 정해졌지만 지역은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여러 지역을 돌아보고 결정할 생각입니다. 버스를 이용할까? 택시를 탈까? 택시를 대절할까? 선교사님의 안내를 받을까? 렌터카를 사용할까?
에콰도르에서 여행하는 것은 많은 위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외버스 안에서 버젓이 돈을 강탈해 가도 모른 척 한다고 합니다.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하는 일도 자주 있다고 합니다. 에콰도르에 매년 단기 선교를 다녀오시는 한 목사님은 택시 기사가 음료수를 권하면 절대 마시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시고 승객이 잠이 들면 귀중품을 다 가져가 버린답니다.
택시를 대절하면 하루에 50불 정도라고 합니다. 에콰도르는 미국 달러를 그대로 씁니다. 그런데 대절하면 팁과 식대, 며칠 묵으면 숙박비도 지불해야 합니다. 선교사님이 자기 차로 안내해 주시면 가장 좋겠지만 7월 말에 많은 분들이 선교지에 오시기 때문에 시간을 내시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교사로 가는 사람이 결국에는 차를 사서 직접 운전할 것이라면, 이번에 렌터카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에콰도르의 운전석은 왼쪽에 있는가를 알아보았습니다.
왼쪽 운전석을 채택한 나라는 166개국(38억 명, 66%)이며, 오른쪽 운전석을 채택한 나라는 74개국(19억 명. 34%)입니다. 운전석이 오른 쪽에 있게 된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설은 영국 마부의 위치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빨리가기 위해 마부가 채찍으로 말을 때리려고 할 때 승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른 쪽에 앉았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자동차의 운전석도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마차는 대부분 쌍두마차였으므로 오히려 마부가 왼쪽에 있는 것이 더 편했다고 합니다. 영국을 모델로 채택한 나라는 오른쪽에, 미국을 모델로 채택한 나라는 왼쪽에 운전석이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에콰도르의 운전석은 왼쪽이었습니다.
렌터카를 빌리는데 가장 싼 차가 30불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보험료와 부대비용을 합하면 50불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차가 매뉴얼(수동변속)이었습니다. 매뉴얼 차를 운전한 지가 오래되어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오토매틱(자동변속) 차량은 고급차(2400cc)에만 있습니다. 비용은 가장 싼 차가 100불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보험료와 부대비용을 합하면 130불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렌터카를 사용한다면 수동변속 경차(1200cc)를 타야 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선교사로 오셨습니다. 하늘의 영광을 뒤로하시고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온갖 수치와 고난을 친히 당하셨습니다. 이러한 낮아지심으로 인해 우리가 믿게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타던 차보다 작은 차를 타는 것은 낮아짐을 조금 닮아 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동변속 차량을 운전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어 낮아지게 되더라도 예수님을 조금이나마 닮아간다면 기뻐할 일입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www.google.co.kr/ 임동섭 목사
www.youtube.com/ 선교방송다리 or 포근한 교회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