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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선교일지(9) 두개의 적도를 가진 나라!

임동섭
2015.12.05 00:30 1,491 0

본문

에콰도르 선교일지(9)

두개의 적도를 가진 나라! (임동섭 목사/ 에콰도르 선교사)


아침에 경규대 목사님이 숙소로 오셨습니다. 함께 ‘산마루 식당’으로 갔습니다. 에콰도르에 오기 전에 ‘에콰도르 한인선교사 연합회’ 회장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키토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부탁이었습니다. 오늘(7월 9일) 모이기로 하셨다고 저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어제 공항에서 키토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경 목사님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부부동반하면 비용부담이 클 것 같은데 괜찮겠냐는 의견이었습니다. 저는 사모님들도 선교사님이시니 당연히 함께 참석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선교사님 7분과 사모님 5분이 참석하셨습니다. 선교사님들의 관계는 사이좋게 보였습니다. 저는 ‘덴버지역 교역자회’에서 파송 받은 제1호 선교사이며, 이 곳에서 신학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역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2년 정도 이 곳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계획도 말씀드렸습니다.


점심 후에 커피하우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점심에 참석하시지 못한 두 분의 목사님들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이메일에 문제가 있어서 연락을 받지 못했는데,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어 키토지역에서 사역하시는 모든 분들을 다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선교사님들의 일정을 조율하셔서 인사할 수 있도록 해주신 회장 선교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회장 선교사님께서는 오히려 저에게 선교사님들을 섬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덧붙여 말씀하시기를 이곳에 배낭여행객들, 선교 지를 답사하러 오시는 선교사님들, 유학생들, 사업을 구상하려는 분 등 많은 분들이 들리신다고 합니다. 이 분들은 지리도 낯설고 스페인어도 모르므로 자연히 선교사님들께 안내를 부탁한다고 합니다. 그 분에게는 에콰도르가 처음이고 한 번 받는 대접이지만 선교사님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온천에 가고 싶다고 안내를 부탁했는데, 선교사님이 택시를 대절해서 다녀왔다고 합니다. 비용이 160불이 들었는데 요청한 분이 선교사님께 비용을 떠넘겼다는 것입니다. 이러란 일들을 많이 겪은 후에 선교사님들끼리 약조하기를 도움을 요청하는 분을 공항에서 숙소까지만 안내해 드리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 곳 선교사님들이 저를 처음 대할 때 차갑게 대한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 원인을 알게 되어 씁쓸하였습니다.


키토는 교통체증이 심해 출퇴근 시간에 ‘승용차 요일제’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퇴근시간 ‘요일제’의 적용은 오후 4시부터라고 합니다. 경 목사님은 4시 이전에 집으로 가야 된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택시를 타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숙소로 가자니 너무 이르고, 적도 탑을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경 목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냐고 물었더니, 적도 탑을 다녀오겠다고 하셨습니다.


적도에 걸쳐있는 나라는 많지만 ‘적도’라는 용어를 국가이름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에콰도르뿐입니다. 에콰도르(Ecuador)는 스페인어로 ‘적도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수도인 키토에서 22km(14마일) 북쪽에 있습니다. 에콰도르 사람들은 이 적도 탑을 ‘세계의 중심(미탓 델 문도/ Mitad del Mundo)’이라고 부릅니다. 적도 탑을 중심으로 지구의 남반구와 북반구를 구분하는 ‘0도 0분 0초’ 선이 있습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1979년 30m 높이의 적도 탑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GPS 장치로 측정한 결과 실제 적도 선은 적도 탑보다 240m 북쪽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당시에 이 적도 선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험준한 계곡 때문에 탑을 세우기가 힘들어 건설업자가 지금의 위치에 세웠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고대 인디오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적도 선이 GPS로 측정한 현재의 적도 선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합니다. 결국 에콰도르는 2개의 적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매년 약 50만 명이 적도 탑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그들도 이 탑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온다고 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충분치 않아 ‘진짜 적도선’이 그어져 있는 ‘인니-냔 태양박물관(INTI-ÑAN Solar Museum)만 들리기로 정했습니다.


택시비는 20불이었습니다. 그리고 태양박물관의 입장료는 4불이었습니다. 박물관의 규모는 작았습니다. 스페인어 가이드와 영어 가이드가 있었습니다. 영어 가이드를 선택했습니다. 가이드가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몇 가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농사에 활용하는 달력입니다. 가운데 가느다란 기둥이 있고 동서남북이 표시되어 있는 해시계인데, 그림자의 위치와 길이로 농사철을 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벽에 못을 세우고 그림자로 시간을 알 수 있는 해시계인입니다. 세 번째는 ‘세계의 중심’인 적도 선(0도 0분 0초)입니다. 그리고 이 적도 선이 진짜라는 것을 실증해 보여줍니다. 싱크대에 물을 채우고 나뭇잎을 띄웁니다. 그리고 아래 배수구멍을 열면, 북반구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내려갑니다. 그러나 적도에서는 소용돌이 없이 그냥 내려갑니다. 그러므로 적도에서는 허리케인이 없다고 합니다. 못 위에 계란세우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덴버에서도 여러 번 계란을 세워보았기 때문에 꼭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눈 감고 똑바로 걷기입니다.(다음 호에 계속)


응용물리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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