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선교일지(11) 부담이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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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선교일지(11)
부담이 사명이다! (임동섭 목사/ 에콰도르 선교사)
내일(2015년 7월 11일, 토) 민박집 주인 가족이 모처럼 온천으로 가족 나들이를 간다고 합니다. 내일 아침 10시에 집을 나설 예정이니 출발시간 이전에 나가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부탁이었습니다. 저희 계획은 내일 키토 구 시가지를 보고 저녁 비행기로 과야킬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어제 오타발로를 다녀오면서 매연을 너무 마셔서 그런지 목이 잠겼습니다. 아내는 더 힘들어 했습니다. 결국 키토 구 시가지를 가는 것은 포기하고 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시간은 오후 6시 50분이므로 그 동안 머물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진호 선교사님(에콰도르 한인선교사 연합회 회장) 댁에서 몇 시간 쉬었다 가면 좋을 것 같아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 선교사님은 매주 토요일 오펠리아(Ofelia) 시장에서 어린이 사역을 하시는데 10시 쯤 시작하면 12시 30분 정도에 끝나니 아예 시장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민박집에서 나와 가장 먼저 5불 어치 핸드폰 충전부터 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시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핸드폰이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택시 기사가 시장 어디에서 내릴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막상 시장에 와보니 너무 넓었습니다. 큰 가방 2개와 배낭 2개를 들고 시장을 돌아다닐 수 없어 난감했습니다. 시장 건너편 주유소에서 내려달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주유소가 크고 현대식으로 최근에 지어진 것 같아 우리의 위치를 쉽게 알릴 수 있을 것 같았으며, 공중전화가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공중전화가 있는지 물어 봤더니 없답니다. 아내는 기름을 넣고 있는 택시 기사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한 후, 기사의 핸드폰을 좀 쓰자는 제스처를 했더니, 그 기사가 자기 핸드폰을 빌려주었습니다. 기사의 핸드폰으로 이 선교사님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동전 뭉치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기사에게 핸드폰 사용료를 가져가라고 제스처를 했더니, 받지 않았습니다. 가방들을 매고 끌고 북쪽으로 200m쯤 가서, 횡단보도를 건너, 시장 중앙에 있는 오렌지색 텐트를 향해 갔습니다. 이진호 선교사님의 사모님이신 장효빈 선교사님이 저희들을 맞으러 저희들 쪽으로 나오시다가 저희들과 만났습니다. 함께 시장 중앙에 있는 오렌지색 텐트로 갔습니다.
텐트 안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맨땅 위에 앉아있었고 뒤쪽에 어린이들은 서있었습니다. 텐트 양면은 막혀있었습니다. 막힌 바깥 면에는 "JESUS TE AMA"(Jesus loves you!)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터진 한 면의 중앙에 스크린이 서있었습니다. 스크린 앞에는 간이 테이블과 접이식 의자가 있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노트북 컴퓨터와 프로젝터가 있었습니다. 이 선교사님의 큰 딸 하은이가 노트북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내용을 스크린에 비쳐주었습니다. 스크린에는 요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텐트 밖에는 남시걸 목사님과 사모님이 사역하고 계셨습니다. 목사님은 아이들의 손톱을 깎아주고 계셨고 사모님은 여자 아이들의 머리를 빗겨주고 계셨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은 만화 영화, 찬양, 영어 배우기, 성경 이야기 그리고 기도로 마친다고 합니다. 쉬로 갔는데 앉을 곳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이었는데 오후 1시 30분 정도에 끝났습니다. 모든 순서를 마치면 빵과 주스를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일손이 부족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주스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빵과 주스는 200인분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주스가 딱 하나 남았습니다. 텐트 안을 처음 봤을 때에는 30~40명 정도로 봤는데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사역이 끝나면 스크린과 테이블 그리고 텐트를 접어 시장 가장자리에 있는 창고에 넣고, 자리를 정리한 후에 집으로 간다고 합니다. 이 선교사님 댁에 도착하니 2시쯤 되었습니다. 점심을 들고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린이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과정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펠리아 시장은 키토에서 알아주는 농산물 시장이라고 합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수확한 농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기 때문에 싱싱하고 가격도 싸서 인기가 있는 시장이라고 합니다. 선교사님도 자주 오펠리아 시장에서 장을 본다고 합니다.
어느 날 장을 보러 갔는데 이제까지 눈에 띄지 않았던 시장에서 놀고 있는 많은 아이들이 보이더랍니다. 버스로 2~3시간 거리의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농가에서 농산물을 팔기 위해 오펠리아 시장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어린이들도 부모를 따라 온다고 합니다. 장사하는 2~3일 동안 아이들은 부모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지낸다고 합니다. 부모들이 장사하는 동안 큰 아이들은 부모를 도와 장사를 하기도 하고 동생들을 돌보기도 한답니다. 작은 아이들은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이 어린이들이 마음에 부담이 되더랍니다.
빵 30개를 사서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전도하기 시작했는데, 이 사역이 지금의 ‘오펠리아 시장 어린이사역’이 되었다고 합니다. 빵만 먹으려면 목이 멜 텐데 주스도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 텐트도 장만하고 프로그램도 하나씩 추가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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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물리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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