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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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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임동섭
2017.01.17 09:40 1,543 0

본문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임동섭 목사/ 에콰도르 선교사)


목회를 시작할 때 모든 것을 성도님들께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저의 생각, 가정문제 그리고 재산과 같은 모든 것에 투명해야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야 목회자가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저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약점은 당연히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칭찬받을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비방거리가 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목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총 교인 1박 2일 수련회를 갔습니다. 성도님 한 가정과 저희 가정(총 4명)이 한 차로 가까운 온천에 갔습니다. K성도님 부부는 덴버에 오신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온천에 오셨다며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민생활이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가까운 온천장에 10년 동안이나 오시지 못했을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인이 많지 않으니 부흥회를 하기는 어렵지만 수련회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회만 있으면 자주 수련회를 갔습니다. 나중에는 전 교인 ‘옐로스톤’ 수련회도 다녀왔습니다. 다들 좋아 하셨습니다.


친구 J목사님은 여행을 좋아했습니다. 좋은 곳을 보여주고 싶어 성도님들을 모시고 자주 여행을 가셨습니다. 자주 가 보신 곳이라 스스로 여행 가이드가 되셨습니다. 다들 좋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들리는 소문은 좋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낸 헌금으로 여행이나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 G목사님의 사모님은 2년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학원 원장님은 그림을 배우는 학생들의 작품들 중에서 잘 그린 작품들을 선정해서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전시회에 오셔서 감상하셨던 많은 분들이 그 교회 성도님들이었습니다.


G사모님은 은퇴를 4년 앞두고 있습니다. 장년 출석 교인만 300명이 넘는 이민교회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례비가 적었습니다. 사모님은 지금도 2명(얼마 전까지 3명)의 학생을 ‘홈스테이’ 하시고 계십니다. 가정주부, 홈스테이 아줌마, 사모님 그리고 취미활동을 하시는 분으로 존경을 받을 만한 분이십니다. 많은 분들이 존경을 합니다.


그러나 몇 분은 오히려 비난을 한다고 합니다. 사모가 되어 그림 그릴 시간이 있으면 기도하고 심방을 해야지! 그림 그리는데 들어가는 돈으로 가난한 성도들이나 돕지! 심지어 우리가 너무 사례비를 많이 드리는 것 아닌가? 라고 비방한다고 합니다.


최근 얼책(얼굴 책: FaceBook)에 모든 것을 공개하는 젊은 C목사님이 계십니다. 많은 분들이 그 분의 글을 공유하기도 하고 칭찬하는 댓글을 답니다. 저도 C목사님이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부디 C목사님이 상처받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덴버지역 교역자회’ 임원으로 7년 정도 봉사했습니다. 연합부흥회 강사님들을 많이 모신 경험이 있습니다. 강사님들을 통해 많은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2008년도 회장을 할 때였습니다. 당시 연합부흥회 강사님은 이동원 목사님이셨습니다. 성도님들이 그렇게 많은데(당시 약 2만 명) 어떻게 목회를 하시는지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이 목사님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라고 한마디로 요약을 하셨습니다. ‘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마라!’는 뜻입니다. 성경 말씀으로 한다면 고린도전서 14장 40절 말씀이 될 것입니다. 즉 “모든 것을 적당하게 하고 질서대로 하라!"입니다.


사람의 관계란 멀리 하면 서운한 감정을 가진 채 소원해집니다. 너무 가까이 살다 보면 실망하여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게 오해든 배신이든 관계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충격은 더 큽니다.


그래서 목회를 하면서 성도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실망을 주거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풍경도 그렇고, 사람의 마음도 그렇고 감동의 마음을 품었던 일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가까이 하면 그 불꽃에 데고, 멀리 떨어지면 얼음처럼 차갑고 외롭게 됩니다. 행복이나 불행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행복이 되기도 하고, 불행이 되기도 합니다.


목회란 무엇일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행하는 사역을 목회라 합니다. ‘구스타프 칼 융’의 아버지는 목회자였습니다. 자연이 아름다운 스위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평생을 목회자로 헌신하셨습니다. 죽음을 앞 둔 아버지가 ‘융’에게 “너 목회가 무언지 아느냐? 목회라는 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유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융’의 아버지가 보기에 목회라는 것은 사람의 수준을 벗어나서 완벽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본 것입니다.


성도님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완벽한 목회자가 되고자 동분서주하다 보면 탈진(Burn out)에 이르게 됩니다. 탈진이라는 영어 ‘Burn out’은 말 그대로 "다 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약한 자와 악한 자 중에서 누구를 들어 쓰실까? 마음이 악한 자는 사도 바울처럼 갑자기 꺾어서라도 하나님이 쓰십니다. 그런데 이미 탈진한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소명을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탈진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적당하게 하고 질서대로 하라!"는 말씀을 늘 기억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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