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매년 10조원짜리 밥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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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조원짜리 밥값!
썰렁한 아재 개그를 해보겠습니다. 경찰, 기자, 목사, 세무서장, 초등학교 교사가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답니다. 밥값은 과연 누가 냈을까요? 기다리다 지친 식당 주인이 영업에 지장이 있다고 그냥 나가라고 했답니다.
제가 집사일 때 담임 목사님과 비빔밥 전문 식당에 갔었습니다. 식사 중에 저는 조용히 일어나 계산대로 갔습니다. 식사비를 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미 밥값이 계산되어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먼저 계산하셨습니다. 저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지방의 한 대학에서 전임조교로 있었습니다. 박봉이었지만 집사가 목사님의 밥값을 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저보다 먼저 일어나셔서 밥값을 내셨던 사건(?)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양병수 목사님은 결혼식 때 주례자이셨습니다. 주례하셨을 때 목사님의 나이가 당시 35세였습니다. 저는 만 26세였습니다. 이제 저도 목사가 된지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때의 신선한 충격(?)을 기억하면서 가능하면 제가 밥값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접하실 분이 확실하면 대접을 받지만 목사님들끼리 가거나 대접하실 분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제가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식대를 내실 분이 정해지지 않았을 경우 제가 내는 경우가 80%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밥값의 경제학’이라는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 분이 만났던 사람들 중에 진짜 부자들은 밥값을 안내는 좀팽이가 없더랍니다. 그렇다고 흥청망청 쓰지도 않더랍니다. 그러나 가치가 있는 일에는 아낌없이 쓰더랍니다.
그런데 일이 잘 풀리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은 반대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식대를 낸 것만 기억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유형의 사람은 식사자리를 즐겁게 만들었기 때문에 식대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더랍니다.
그런데 밥값을 내지 않는 사람들은 진급에서 제외되더랍니다. 사업기회에서도 제외되더랍니다. 점점 식사자리에 초대받지 못하더랍니다. 즉 밥값을 안내는 사람이 오히려 가난해지더랍니다.
‘생각의 비밀’이라는 책의 저자 ‘김승호’ 회장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밥값을 내지 않는 것은 ‘경제적으로 손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밥값을 내지 않고 모은 돈들은 인색함에 기인하기 때문에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누구라도 인색한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는 ‘밥값의 경제학’이라는 부분에서 아래와 같이 요약했습니다. “밥값 내는 것이 버는 것이다. 밥값을 잘 내는 사람은 자기가 밥값을 잘 내는 줄을 아는데, 밥값을 안내는 사람들은 자기가 밥값을 안내는 사람으로 찍힌 사실을 모른다. 재정적으로 아무리 곤궁하다 하더라도 남의 밥값을 공짜 음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연장자나 돈을 많이 버는 친구가 두 번 사면 나도 한 번 산다. 그러나 동료가 한번 사면 나도 한번 사야 한다. 아주 간단한 규칙이다.”
‘신근영’씨의 ‘10조원짜리 밥값’이라는 칼럼을 보았습니다. 내용의 한 부분을 제 스타일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세계 최고의 바이오 기술 기업 중 하나인 ‘암젠(Amgen)’은 지난 2020년 7월 말 기준 기업가치가 약 1470억 달러(약 175조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암젠이 지금은 세계를 호령하는 초우량 기업이지만, 창업 초기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파산 직전 암젠은 시카고대학교의 ‘유진 골드워셔(Eugene Goldwasser)’ 교수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회생했다고 합니다. 원래 골드워셔 교수는 이 신약의 출시 파트너로 경쟁사인 ‘바이오젠’과 ‘암젠’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진 골드워셔 교수가 바이오젠이 아닌 암젠을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가 바이오젠 CEO가 어느 날 저녁 식사비 지불을 거절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바이오젠의 CEO는 한 끼 저녁식사 비용을 아낀 대가로 매년 10조원에 달하는 매출 아이템을 놓친 것이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박사’ 위에 ‘밥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농담 같지만 밥값을 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밥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밥값을 내는 행위가 아니라 작게는 상대방에 대한 예우에서, 크게는 내가 상대방에 베푸는 최대한의 성의 표시가 한 끼 식사에 포함돼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골드워셔 교수는 바이오젠 CEO의 식사비 지불 거절에 마음을 돌린 것은 비용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부족을 이유로 암젠을 선택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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