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메트로] 송도캠퍼스 이전논의 아직 끝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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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에서 알려드립니다.
지난 4월 17일자 박춘배 총장의 '송도캠퍼스 부지 사업협약' 체결과 관련된 이메일
서신에 대해 오늘 개최된 긴급 대의원회의에서 채택한 성명서 내용을 전해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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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캠퍼스 이전 논의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지난 수요일(4월 17일) 오후, 박춘배 총장은 “송도캠퍼스 부지 이전 협약 체결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으로 교직원 전체에게 담화메일을 발송하였다. 담화는 당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11-1공구로의 송도캠퍼스 부지 이전을 확정하는 사업협약을 맺었음을 알리고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의 수장으로서 자신이 저질러왔던 온갖 과오와 무능에 대한 어떠한 근본적 반성도 없이, 1년이 넘게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적극적으로 상생적인 대안까지 제시하며 폐기 혹은 합리적 수정을 요구해 왔던 절대 다수의 인하 구성원들의 입장은 그저 사소한 우려, 오해, 혼란의 소치로 매도해 버리고 그저 유감, 안타까움, 아쉬움 등의 몇 마디 텅 빈 수사학으로 모든 것을 일축해 버리는 이 무책임한 ‘담화’ 한 장 앞에서 우리는 분노에 앞서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기에 급급한 총장의 용렬한 태도에 대해 연민의 감을 먼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총장의 주관적 희망과는 달리 송도캠퍼스 부지 관련 논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인하대학교의 송도캠퍼스 부지는 여전히 기존의 5-7공구에 엄존하고 있으며 그것은 법적으로 어떠한 하자도 없이 우리 인하대학교의 땅이다. 다만 재정위기에 몰린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이 부지를 매입해 두고도 캠퍼스 조성에 소극적이었던 인하학원의 약점을 간파하여 이 부지를 거액투자를 약속한 엠코테크놀러지에 매각하는 대신 아직 매립작업도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11-1공구 예정지로의 환지를 제의했으며 이를 둘러싸고 아직도 논의가 진행 중인 단계일 뿐이다. 엄연히 교육용 부지로 모든 기반시설이 마련되어 이제 캠퍼스 조성 절차만 남겨둔 소중한 우리의 미래 터전을 공식적으로는 그 어떤 부지도 아니며 장차 매립여부도 불투명한 11-1공구 예정지와 바꾼다는 것은 그 어떤 조건을 내걸고 교언영색으로 분식한다고 하더라도 어불성설이며 기만적인 사기극에 가까운 일이다.
이러한 상식에 입각하여 최근 송도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는 인천시 당국과 인하학원, 그리고 인하 구성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2015년 이후 11-1공구로의 이전이 아닌 6-8공구로 즉각 이전을 제안한 바 있다. 이것은 약간의 행정적 절차만 거치면 얼마든지 현실화 가능한 대안으로서 인천시는 5-7공구를 엠코테크놀러지에 매각할 수 있게 되어 재정적 압박을 완화할 수 있고, 인하학원(재단) 측으로서도 5-7공구의 상승한 재산가치를 불확실한 11-1공구가 아닌 안전한 6-8공구로 그대로 이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캠퍼스 조성투자계획을 마련할 수 있으며, 인하구성원들 역시 현재의 일시적 혼란을 극복하고 인하발전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우리는 현재 법적으로 어떠한 흔들림도 없이 우리의 땅인 5-7공구를 그대로 고수하면 되는 것이다. 11-1공구로의 이전을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은 오로지 인하대의 미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눈앞의 수익에만 집착하는 경제자유구역청 및 일부 인천시 인사들과, 구성원들과의 어떠한 교감이나 소통도 없이 부지 이전 협상을 시작한 잘못으로 사면초가의 곤경에 빠진 총장을 비롯한 학교당국의 일부 인사들로, 그야말로 ‘한줌도 안 되는’ 몇몇 인사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박춘배 총장의 이번 담화는 이렇게 원천적으로 잘못된 사태를 돌이키는 대신 이를 그대로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오로지 일신의 안위만을 도모하고자 하는 비열한 발뺌과, 사태를 호도하는 거짓과 자가당착의 논리로 가득 차 있다.
첫째, 현 5-7공구 캠퍼스 조성의 지연에 대한 책임 소재를 호도하고 있다. 총장은 부지대금 납부 외엔 진행이 멈춰 있다고만 할뿐 어떠한 적극적인 투자의지도 없이 외적 경제상황의 악화만을 탓하며 캠퍼스 이전사업을 방치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76억원에 이르는 설계예산조차 삭감해버린 자신을 비롯한 학교당국의 책임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둘째, 11-1공구 이전 협상의 시작과 전 과정에 걸쳐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결여되어 있다. 총장은 학교의 명운이 걸린 이 같은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서 학생, 교직원, 동문 등 인하구성원들이나 인천 시민사회에 사전에 단 한 차례도 의견을 구한 적도 없고, 이미 사태의 전말이 알려진 이후에도 아무런 협의의 자세조차 취한 바가 없었다. 만일 총장에게 최소한의 여론수렴이라도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이런 어불성설의 사태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설사 부지이전 협상을 진행했더라도 오늘과 같은 엉터리 협상과 그로 인한 불필요한 난관과 혼란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담화문은 오로지 일방적 통보와 강행이라는 막무가내식 불통주의로 일관해오기만 했었음에도 마치 여러 차례 의견을 구하였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우려’ 정도만 있었을 뿐이라는 투로 일관하고 있다. 그처럼 격렬한 반대와 소통에 대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난 1년의 과정 동안 총장에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협의’가 아닌 ‘전달’과 ‘통보’였고, ‘성찰’이 아닌 ‘변명’이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슬픈 것은 그가 그동안 해온 것이 사실은 ‘협상’이 아닌 ‘굴종’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지난 1년 내내 인천시와 경제구역청 관계자들과는 우호적이었고 인하구성원들과는 적대적이었다. 그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총장인가? 그러한 잘못들이 그저 ‘유감’ 혹은 ‘안타까움’이라는 형식적인 몇 마디 수사학으로 가려질 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
셋째, 이 모든 절차상의 문제를 떠나서 이 담화에는 여전히 기존 5-7공구 부지와 11-1공구 부지 간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어떠한 합리적 비교도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 5-7공구가 어떤 이유에서 캠퍼스 부지로 부적당하고 미래가치가 낮은지, 아직 물 속에 들어 있는 11-1공구가 얼마나 더 높은 가치를 지니는지 우리 인하구성원 누구도 정확한 수치나 예측자료를 통한 책임 있는 설명을 들어본 바가 없다. 담화에는 오직 11-1공구 이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여전히 어떤 법적 보장도 받을 수 없는 공허하고 빈약한 소위 ‘안전장치’들에 관한 자화자찬식의 구구한 변명들만 열거되어 있을 뿐이다. 총장이 만일 정말로 11-1공구로의 이전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 비겁한 비공개주의와 알량한 권위주의의 뒤에 숨지 말고 공개적으로 토론회를 열어 총장 자신이 직접 토론자로 나서서 우리 인하 구성원들을 당당히 설득하기 바란다.
넷째, 이 담화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안적 논의들에 대한 그 어떠한 진지한 관심도 배제되어 있다. 다시 말하지만 아직 협상은 끝난 것이 아니고 여전히 칼자루는 우리가 쥐고 있다. 이 논의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조양호 인하학원 이사장 간의 최종 확인을 통해서만 종결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송영길 인천시장을 비롯한 시당국에서 비상대책위가 제안한 6-8공구 부지로의 즉각 이전이라는 대안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사장 역시 과연 어떤 것이 우리 인하학원의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결론인지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총장이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어떻게든 우리 인하대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그는 정말 고집불통으로 최초의
11-1공구 이전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만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왜 이처럼 보다 나은 대안을 위한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협약’을 하고 또다시 담화라는 형식으로 ‘통보’를 하는 이 같은 터무니없는 행동을 거듭 자행하는지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지난 4월 18일의 ‘사업협약’을 원천적으로 거부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총장의 담화 내용 중 어떤 것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애초에 잘못된 이전 협상을 기획하고 진행하다가 거센 반발에 밀려 그 원천적 잘못의 책임을 지게 될 상황에 직면한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들과 박춘배 총장 등 송도사업단 관계자들의 마지막 궁여지책이자 단말마의 도발에 흔들릴 이유도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결론 아닌 결론을 철저히 부정할 것이며, 당연히 이런 어불성설의 졸속 협약으로 모든 것을 무화하고 호도하려는 총장의 어떤 리더십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로 물속에 있는 11-1공구에 우리의 미래를 수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후 현 총장에 의해서 시도되는 송도 캠퍼스와 관련한 어떠한 납득할 수 없는 조치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를 배임이나 직무유기에 가까운 행동으로 간주하고 적극 대처할 것임을 단호히 천명하는 바이다.
이에 우리는 총장에게 이 부당하고 무책임한 ‘사업협약’을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함과 아울러 차제에 즉각 총장직을 사퇴하고 구성원 모두에게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통렬한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가질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청하고자 한다. 그것이 그가 최소한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라 믿는다.
2013년 4월 22일
인하대학교 교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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