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사퇴의 글
INHA.org
2008.02.0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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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사퇴의 글
안녕하십니까? 먼저 2008년 한 해에도 복많이 받으시고 대박 터지시기를 바랍니다.
어느 덧 미국에 온지 3년째 해가 되었습니다. 아내와 결혼하기 전부터 결혼 후의 미국 생활을 이야기하며 연애를 하고 준비를 한 덕분에 결혼 후 100일도 안되어서 바로 미국땅을 밟았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진학에 문제가 없었고 뉴욕에서 살 공간도 이미 준비해 놓은 상태였으며 마지막 문제는 얼마나 빨리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가 일뿐 저와 제 아내의 앞길에 방해물은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모든 일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3~4년간 한국과 중국에서 일을 한 와이프와 제가 모은 돈으로는 뉴욕에서의 수 년간의 학업을 진행할 수 없을 것이며 이방인인 저와 제 아내에게는 수중에 돈이 없이는 학업을 진행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생길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 역시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계산 하에 있었던 문제였고, 부모님의 약간의 도움만으로도 문제없이 학업을 마치고 미국 유명 대학의 학위를 가지고 미국에서 꿈꾸던 인생을 살리라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디에서는 저를 후원해주시던 부모님의 경제력 상실과 중국에서의 사업실패 등의 문제가 계획을 송두리째 파괴하였습니다. 망가진 계획을 복구하고자 나선 초창기에는 이방인이기에 받을 수 밖에 없는 설움, 신분문제, 성에 차지 않는 수입 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의 문제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니는 아내였지만 저까지 학교를 다닐 여력을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야간에 허드렛일을 하면서는 동시에 할 수 없는 일이 있었기에 맨하탄 거지 바로 위의 최하층민이라는 자조섞인 농담을 안주삼아 쓸쓸한 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속된 말로 죽으라는 법은 없듯이 여러 가지 자잘한 일들이 성사되어 저축은 못해도 사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만큼의 결과를 보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살아갈 수 있을 여러 가지 기회가 제 손에 쥐어졌지만 제가 원하고 원했던 목표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기만 했습니다. 모국을 떠나면서 30대에 계획했던 원대하고 당당한 커리어를 쌓을 수 없다는 점은 제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고통이 되었고, 모국에 계신 부모님을 포함한 사랑하는 가족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와이프 역시 약속의 땅 미국에서의 진학을 포기함에 따라 이제는 제가 태어나서 자랐던 그 곳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따라서 모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길었던 아픔과 시련의 시간 속에서 누리지 못했던 것에 이제는 도전해보려고 미리 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홈페이지 관리자 직에서 내려오려고 합니다. 미국에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되는 시간은 아직 5개월 가량 남아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그 어떤 것에도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지내려고 합니다.
일전의 캐나다에 계신 최강일 선배님을 뉴저지 어느 식당에서 뵌 자리에서 최강일 선배님의 손에 있었던 컬럼비아 대학의 졸업반지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것을 얻는 것이 제가 미국에 온 동기이자 첫 목표였는데 그것 조차도 완성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제 모습이 처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마지막에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확정되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하고 지키지 못할 바에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지부 동문회로 처음 이끌어주신 이중우 선배님, 처음 맞이했던 뉴욕메트로 지부의 정기총회 자리에서 동문이라는 이름만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신 많은 선후배님, 제게 큰 기회를 주셨던 김진수 선배님, 첫만남부터 살갑게 대해주신 김승태 선배님, 제게 때로는 아버지같이 때로는 친구같이 많은 것을 알려주시고 경험하게 해주신 이명준 선배님께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립니다.
또한 인하옥의 주된 운영 멤버이신 박명근 선배님, 반대 쪽 미국에서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신 채승묵 선배님, 자신의 삶을 글로써 남기고 계시는 김시우 선배님, 한국에서 많이 도움주셨던 성민호 선배님, 특유의 위트로 항상 즐거움을 주셨던 길동제 선배님, 직설적 화법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 이한영 선배님, 제 종교는 아니지만 종교관련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 임동섭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를 많은 부분에서 도와주셨지만 미처 언급하지 못한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하루 빨리 인하옥의 새로운 관리자가 임명이 되길 희망합니다. 더 이상 관리자가 아니더라도 제가 만든 부분에 대한 기술적인 면에서는 책임을 질 것을 약속드리며 짧지 않고 두서없는 사사로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8학번 산업공학 정창주 드림
* 공지사항 란을 폐지하여 불가피하게 헤드라인에 작성한 것에 대하여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9
박명근님의 댓글
건데 이러기전에 미리 상의 했더랫으면 좋았을걸<br />
일에 다 순서가 있는법인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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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 없지뭐, 다시 머리 맞대 보아야지<br />
열심히 해서 뜻한일 이루길..........
최강일님의 댓글
김진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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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려움에는 하나님의 숨은 선하신 의도가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후에 지금을 돌아보면서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창주님의 댓글
박태선님의 댓글
이한영님의 댓글
이성국님의 댓글
김민구님의 댓글
채승묵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