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취업현실- 모교의 총력을 재학생 취업으로 연결 시켜야
박명근
2004.11.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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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한국의 교육부가 취업률 상위 20개 대학을 발표했더랬는데 우리 모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문 선후배와 교직원등이 총력전으로 후배들의 취업에 All in 해야 될 상황인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조선닷컴의 톱기사 돌아다 볼 필요가 잇어서 옮겨 봅니다.
후배들이 유학을 많이 와서 미국쪽에서 Job을 try 하는 것도 괜찮을 텐데.
한번들 읽어 보십시요
"교수 체면요? 놀고있는 제자 보면 억장이 무너져요"
'제자 세일즈' 나선 교수들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칭다오(靑島) 난징(南京) 우시(無錫)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川).’
부산 동서대 국제관계학부 권세진(38) 교수의 지난 여름방학 20일 중국 여정(旅程)이다. 오라는 곳은 없었지만 갈 곳은 많았다. 공장에 태극기가 걸려 있으면 무작정 들어가는 방식으로 권 교수가 8개 도시에서 방문한 한국 기업은 120여곳.
“필요한 사람을 말해주세요. 맞춤 인재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귀국 후 2주일간 앓아누울 정도로 강행군이었지만, 제자 109명을 인턴사원으로 중국에 파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권 교수는 “‘내 새끼’들이 한국에선 기회 한 번 못가져보고 낙심만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하대 교육학과 박주신(48) 교수의 여행가방은 ‘외판원 가방’ 같다. 학교 홍보책자와 손톱깎기, 여행용품 세트 등 홍보용 제품, 그리고 명함통. 올 취업시즌 동안 박 교수는 전국 90여개 기업을 돌면서 홍보책자와 홍보제품을 돌렸다. 겨울방학 때는 4박5일간 창원공단을 훑을 계획이다. 박 교수는 “교수라고 앉아만 있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학생 ‘봉사활동 경력’을 위해 서울 은평구 장애어린이 시설에서 학생과 함께 막일을 마다 않는 중앙대 경영대학 정연앙(47) 교수, 천안공단 기업체 자문역 부탁을 승락하면서 제자 3명을 인턴사원으로 ‘끼워’ 취업시킨 호서대 컴퓨터공학과 한광록(43) 교수….
대학 졸업생 절반 가량이 실업자로 전락할 올 취업시즌(교육부 추산 올 4년제 대학 취업률 54.6%). 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가장 바람직한 교수상(像)’은 ‘제자 세일즈맨’이다. 제자 취직 잘시키는 교수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취업 인센티브제’를 실시하는 대학은 전국 70여곳. 취업률이야말로 학교 명운을 가르는 생명줄로 떠올랐다.
대구대 이영득 취업처장은 “제자, 학교, 그리고 자신을 위해 교수들이 강단에서 뛰어나와 눈물겨운 현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극심한 경제침체 속의 2004년 겨울, 우리 상아탑의 모습이다.
“알음알음으로 입사하는 사람들은 책임감이 좀 떨어져서….”
“지금 얘기 들을 시간이 없네요.”
‘울컥’ 하는 기분을 몇 번이나 가슴속에 쓸어담았는지 모른다. 경기대 경영학과 강길환(52) 교수는 강의가 없는 수·목요일이면 기업 인사팀을 2~3곳씩 찾아다닌다. 제자들 이력서 10여장과 학교 로고가 새겨진 넥타이핀을 내밀 때, ‘교수 체면’도 고려해주지 않는 기업이 상당수다.
강 교수는 ‘담당자들이 업무로 바쁜 아침시간은 피한다’는 방문 원칙을 세웠다. 그는 “학생이란 ‘제품’을 팔러다니는 ‘세일즈맨’이니 자존심은 학교에 두고가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회사 80여곳을 이렇게 돌면서 강 교수가 취직시킨 제자는 5명. 만족스럽진 않지만 한 명, 한 명 취직이 성사되는 순간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인제대 사회체육학과 김진홍(44) 교수(체육부장)가 얼마 전 대한체육회에 편지를 보냈다. “세월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나이가 들었음을 의미한다던데, 제 나이 겨우 40대 중반에 이렇게 느끼는 것이 지나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직 경험이 부족한 애송이가 중책을 맞게 됨에서 오는 책임감과 마음의 부담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학생들이 주로 취업하는 곳이 대한체육회 산하단체인지라 한 학기에 한 번씩 ‘겸양’의 표현이 가득한 편지를 보내고 직접 찾아가 인사를 올린다. 올해도 학생들이 지망하는 20곳에 편지를 보냈다. 김 교수는 “지방에 있는 대학이기 때문에 보다 겸손한 자세로 호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공채를 실시한 57개사 평균 채용 경쟁률은 101대1. 채용인원이 예년보다 10% 안팎 높아졌지만 경쟁률은 사상 최고다.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대졸자 10명 중 4명이 청년실업자로 전락할 판국이다.
진주산업대 동물소재공학과 김철욱(51) 교수는 “졸업을 하고도 놀고 있는 제자를 보면 가슴이 막혀 그냥 앉아 있기 힘들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6시30분 직접 차를 몰고 진주 출발, 수원 농촌진흥청을 찾아 제자 취업 부탁, 내려오는 길에 경남 김해시 부경양돈조합 방문, 12일에는 양돈 전문회사 경영인, 관련 기관·단체장 150여명 교내로 초청해 학생들과 연결, 13일 오전 경남 고성군 내 종돈회사 가야육종 방문…’. 김 교수는 일주일에 2~3차례씩 전국의 연구소와 기업체를 방문, 제자 취업을 부탁하고 있다.
숭실대 평생교육학과 최은수(49) 교수는 1주일에 2차례 정도 기업에 공짜 특강을 실시한다. 인사 담당자에게 “우수한 학생이 있는데 자리가 있으면 한 번 고려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으로 강의료를 대신한다. 지난 12일에도 한 어학원이 강원도 정동진에서 진행한 워크숍에서 6시간 강연하고, 제자 5명의 취업 약속을 받아냈다.
‘제자 세일즈’에 앞서 기업과 ‘코드 맞추기’도 열성적이다. 건국대 산업공학과 유왕진(43) 교수는 3학년 학생들의 취업 희망업체를 조사한 뒤 회사의 투자 사업, 필요한 인재상을 파악해 교육 과정을 조정한다. 유 교수는 “졸업 논문도 지도교수의 전공이 아닌 취업 희망업체의 관심사에 맞춰 쓰게 한다”고 말했다.
학교측도 맹렬하다. 인제대는 학생취업률이 평균보다 10% 높을 경우 교수에게 점수 2점을 준다. 교수들이 취업현장을 방문하는 횟수도 점수로 매겨진다. 이 점수는 전임강사에서 교수로 승진하는 데 결정적인 평가 자료로 쓰인다. 이 대학은 지난 2월 졸업생 중 78.8%를 취업시키는 데 성공했다. 4년제 대학 평균취업률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대구가톨릭대 공과대학도 올해 2학기부터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명의 교수가 8~10명의 취업을 책임지고 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는 ‘책임지도 교수제’를 시행하고 있다. 김행곤 공과대학장은 “매일 교수 방을 돌아다니며 취업 인원을 체크하는 것이 주요 일과”라며 “처음에는 ‘우리가 취업관리사냐’며 시큰둥하던 교수들도 요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임민혁기자 lmhcool@chosun.com
김정훈기자 runto@chosun.com
이성훈기자 inout@chosun.com
신지은기자 ifyouare@chosun.com
입력 : 2004.11.26 17:47 05' / 수정 : 2004.11.26 18:4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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