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차가 열바늘 꿰맸습니다
김진수
2010.03.1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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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저의 집도 지난번 폭설로 눈을 멀리치지 않고 차만 다닐 정도로 일단 치웠습니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넓혀 가는 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삽으로 치웠습니다. 그러나 차츰 눈이 녹기 시작하자 차로 옆을 밀어 놓으면 그 다음날에는 그 부분이 다 녹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차로 눈을 치우는 것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번에는 차로 조금 큰 규모로 시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 끌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차에서 내려 보았더니 차의 앞, 오른쪽이 부서져 있고 방향 라이터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차, 내가 너무 심했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습니다. 보통 저녁에는 눈이 녹아서 차로 밀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데 아침에는 눈이 얼어서 돌덩어리 같이 단단한 상태에서 차를 얼은 눈에 부딪쳐서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눈치 빠른 아내가 나의 얼굴을 보더니 무슨 일이 있는지를 단번에 묻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나는 사실직고 하였습니다. 아내는 염려 말라고 하면서 용서를 하여주었지만 영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나의 잘못으로 인하여 차 사고를 낸지가 채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또 거금을 드려 차를 고칠 생각을 하나 기분이 좋을 수가 있겠습니까? 곧바로 고등학교 다니는 딸을 학교버스를 타는 곳에 데려다 주었는데 딸이 부서진 차를 보았지요.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난 지를 물었지만 학교차가 오는 관계로 설명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직장의 일을 마치기가 바쁘게 나는 가게에 들려 크레이지글루를 두개 사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부서진 차를 고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 딸아이가 차를 보더니 부서진 이유를 물었습니다. 나는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였지요. 딸이 하는 말 “You did very stupid thing.”. 처음에는 크레이지글루를 사용하여 조각난 것을 부치기 시작하였는데 잘 붙지 않고 글루가 손에만 묻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다가 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것입니다. 옷이 찢어지면 바늘로 꿰매고, 사람이 상처가 나면 바늘로 꿰매듯이, 찢어진 차도 스테플로 꿰매기로 생각을 해 낸 것이지요. 그리하여 두 조각의 양면을 작은 드릴로 구멍을 뚫고, 굵은 철사로 ㄷ 자 모양으로 만들어 안에서 밀어 넣은 후 바깥쪽에서 구부리는 방법을 생각하여 낸 것입니다. 딸이 내가 하는 일을 보더니 하는 말 “You are very smart person.”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부분적인 지식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곤 합니다. 이번에 생긴 일도 부분적인 지식으로 인하여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전에 눈이 왔을 때나, 눈이 녹아서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아무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침에는 눈이 얼어있다는 변화를 고려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지요. 나의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느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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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박명근님의 댓글
아이고 세상에 그 좋은 차로 눈을 조금씩 치웠다니<br />
발상은 기발한데 영 비싼 방법으로 눈을 치울라 했구먼요<br />
아이고 저도 이렇고 들어 가면 우리 마눌님이 어떻게 반응했을까 생각하니 <br />
아찔한데 기래도 Mrs. Kim께서는 대범하셧군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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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데 임시방편 땜질은 아주 일품입니다<br />
이왕 여러번 사고 치면 몰았다가 한방에 클레임 치는것도 한 방법이지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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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밴도 저가 하도 여기 박고 저기 박고 해서 이젠 포기하고 타는데<br />
뱃속은 좀 편하니 아무래도 난폭운전하는 경향이 있던데 그래도 잘 애껴서<br />
탈랍니다. <br />
김동문님도 잘 애껴서 타세요<br />
이명준님의 댓글
고속도로에서 빨리 달리다 보니 조각들이 다 달아나 흉칙하게하고 다녔습니다.<br />
아마 보신 분들도 있으셨을 겁니다. 진작에 이 방법을 알았으면 좀 더 깨끗하게<br />
다녔을텐데..... 지난간 일이지만 아쉽습니다. 어쨌든 좋은 것 배웠습니다.<br />
이한영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