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즈 - Tell me
정창주
2007.10.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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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02001000&article_id=46930젊은 사람들의 취향도 아닌 애들 취향이라고들 치부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노래 중의 하나랍니다.
밑에 첨부한 글은 매거진 T의 기사를 발췌하였습니다.
첨부한 노래가 듣기 싫으시면 "ESC"키를 눌러주시고,
다시 듣고 싶으신 분은 인하YouTUBE나 이 글을 다시 읽어보시면 됩니다. ^^;;
원더걸스│고마워, 소녀들
[2007-10-29 12:11]
이쯤 되면 세계는 아니어도 한국은 지배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학교 축제에서, 에어로빅 교습소에서, 자율학습을 하는 교실에서, 심지어는 군부대와 잠실 야구장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자, 다같이. 테테테테테 텔 미. 어떤 사람은 ‘마카레나’와 비교하고, 어떤 사람은 ‘마빡이’의 동작과도 비교한다. 아마 ‘꼭지점 댄스’처럼 광화문 한 복판에서 ‘Tell me’ 댄스를 다 같이 추자고 해도 이상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언제나 히트곡은 존재했다. 하지만 선예, 유빈, 예은, 선미, 소희로 구성된 다섯 명의 소녀그룹 원더걸스의 ‘Tell me’처럼 근래 들어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그들 중 대부분이 거부감 없이 좋아하며, 심지어는 즐겁게 따라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UCC를 통해 자신들의 춤을 올리는 노래는 없었다.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 ‘Tell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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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뿐인가. ‘Tell me’는 지금 가요계의 상식을 뒤집는 역발상을 보여줬다. ‘Tell me’는 여름에도 발라드가 인기라는 기사가 나오는 상황에서 가을에 히트를 친 댄스곡이고, 원더걸스는 클럽의 힙합 걸이나 청순가련 소녀 콘셉트 대신 멤버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1980년대 레트로를 들고 나왔다. 게다가 지금은 원더걸스가 ‘Tell me’의 뮤직비디오에서 TV를 보며 깔깔대고 웃는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가 히트했던 1996년이 아니라 2007년이다. 가요 프로그램 1위에 대중의 신경이 집중되던 1996년에는 모두가 같은 노래를 들었고, 같은 춤을 추었다. 하지만 공중파 가요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바닥이라 드라마 재방송 때문에 불방될 정도고, 케이블 TV의 음악 채널에서조차 음악 프로그램대신 리얼리티 쇼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MBC <쇼바이벌>도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된다. 더 이상 음악에 크게 열광하지도 않고, 미디어를 통해 한꺼번에 음악을 듣지도 않는 시대.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Tell me’를 듣고, 추고, UCC로 올린다.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연기와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해 스타가 돼야 하는 요즘, ‘Tell me’는 정말 드물게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와 즐길 수 있는 춤이라는 조합만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히트상품’이다. 노래 한 곡에 사람들이 이렇듯 같은 반응을 보이며 기꺼이 즐기니 히트 상품이라 할 수 밖에. ‘테테테테 텔미’로 대표되는 노래의 후렴구는 누구라도 따라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서 얼마든지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돌 그룹의 원래 역할에 가장 충실한 그룹
원더걸스를 만들어낸 박진영과 데뷔 전 선미의 연습생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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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히트 상품은 그저 노래와 춤의 매력이 아니라 원더걸스라는 교집합이 존재할 때 그 가치가 빛난다. ‘꼭지점 댄스’나 ‘마카레나’같은 춤들이 그저 따라 추기 쉬운 춤이었을 뿐이라면, ‘Tell me’는 이 소녀들에 의해 하나의 캐릭터가 된다. 아무리 성인 여성처럼 섹시한 의상을 입어도 그 전에 발랄한 느낌이 들고, ‘어머나’를 외칠 때 뺨에 손을 대고 눈을 동그랗게 떠도 그게 오버가 아니라 중년 남자들까지 디지털 카메라를 치켜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표정을 짓게 만드는 귀여운 소녀들. 섹시한 춤과 ’코맹맹이 소리‘가 섞인 목소리도 그들이 소화하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유쾌한 놀이가 된다.
데뷔하자마자 스쿨룩을 입고 ’아이러니‘를 부르며 여학생들이 학교 축제에서 따라하고 싶은 무대를 선사했던 원더걸스는 ‘Tell me’에서는 학교 바깥을 나와 모든 사람들이 귀여워 할 수 밖에 없는 발랄한(혹은 발칙한?) 여동생이 돼 ‘Tell me’를 전파하고 있다. 아이돌이 돌아오고, 소녀 그룹이 다시 한 번 군부대의 군인들을 TV 앞에 모이게 하는 지금, 그들은 아이돌 그룹의 원래 역할에 가장 충실한 그룹인지도 모른다. 나올 때마다 새로운 무대의 콘셉트가 기대되고, 춤을 보면 따라하고 싶어지며, 남자들은 중학생부터 중년의 아저씨들까지 그저 즐거워한다. 마치 인형 놀이하듯 옷을 갈아입고 새로운 춤을 추는 이들은 모든 사람을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해주는, 그래서 그저 고마운 소녀들이다.
물론, 이건 어쩌면 한 가을의 꿈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Tell me’를 즐기던 이들은 겨울쯤이면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음악을 들을 것이고, 소녀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저 즐겁게 춤을 추며 ‘니가 날 안 좋아할까봐 혼자 얼마나 애 태운지 몰라’라고 깜찍하게 사랑을 고백할 때는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게 무슨 상관일까. 이 소녀들이 ‘테테테테테 텔 미’라는데. 덕분에 모두가 가을 한 철 즐겁게 보내고 있는데. 고마워,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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