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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자유게시판

여러분..이런 아버지 자리는 때려칩시다.......

정창주
2007.05.03 18:18 1,589 3

본문

40대 가장의 뒷모습을 보면 삶의 고된 단상을 모두 짊어지고 있는것으로 보입니다.....

직장에서는 단물 다 빠진 우선퇴출후보로 등록되있고 가정에서는 돈벌어오는 기계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로 인격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은지 오래된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그만두기에는 벌어놓은 돈도 없을뿐만아니라 자식들은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갈 시기이고 부인의 허영은 극에 달아있습니다....

사업을 하자니 자본도 없고 경기도 영~ 불투명하고 회사에 남아있자니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어째 나를 보는 눈이 지금 이 사회의 트랜드도 모르는 폐기해야 할 고물을 보는 듯합니다....

그래도 버텨내야만 합니다...

어떤 비굴함이 있더라도 어떤 모욕을 당하더라고 참고 견디고 버텨내야 합니다...

그게 나의 의무를 다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사는 40대 가장들을 무릅에 힘이 빠지게 하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지금 40대 가장들이 사회와 가정에서 퇴출되고 있는 것은 본인들에게 문제가 있다..."라고 하는 소리입니다...

이런 소리를 내가 벌어 온 돈으로 아침부터 헬스다 수영이다 다닌 여편네가 합니다....

이런 소리를 다 가르쳤다고 생각한 대학생 딸년이 어학연수 간다고 수백만원씩 내놓으라고 하고는 뒤에서 엄마와 같이 합니다....

지금까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휴일날 회사에 나가 특근이라도 해서 월급을 더 가져오기를 바랬던 것들이 이제와서는 "당신이 가족과 언제 시간을 보낸적이 있냐"며 "그래서 이제는 당신이 집에 있으면 오히려 어색하다.."고 합니다...

이제와서 자신들이 한푼의 돈보다 남편과 아버지와 같이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던 것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억울합니다...

나에게는 남은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편네처럼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다니면서 건강에 신경을 쓰지도 못했고 벌어놓은 돈은 자식놈들 학비로 모두 써서 아무것도 없습니다....

퇴직금은 아마 자식들 결혼 자금으로 써야 될것입니다....

나에게 뭐라도 남은 것이 있으면 "이제부터는 나를 위해서 살겠다.."고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껍데기까지 다 벋겨 먹고는 이제와서 "모두 다 니 책임.."이랍니다...

여편네는 아이들이 젖먹이 일때 2,3년 고생하고는 그 다음부터는 모두 내가 벌어 온 돈으로 아이들을 온통 사교육으로 키워놓고도 육아는 여자가 다 했다는 식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분명히 자식에 대한 의무는 여편네에게도 있을텐데 만약 아이들 사교육비때문에 식당일이라도 했다가는 나는 무능한 가장으로 찍힐겁니다....

여편네는 요즘 김치는 커녕 밥도 제대로 못해도 요즘 여자가 그런 일을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아직도 나혼자 가족들의 안락한 생활을 보장하지 못하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것이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어쩔때는 정부에서도 여편네 편을 거들어 줍니다....

나는 아이들 나이가 30이 다 되어가도 아직 내 의무가 안 끝났는데도 지금까지 아무것도 한것이 없고 더군다나 가족들이 나에게 이렇게 막대하는 것도 내 책임이랍니다...

더군다나 내 의무가 다 끝나면 이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심심치않게 들립니다....

황혼이혼이라고 하던데 이것도 남자 책임이라고 합니다.....

이런 가치없는 아버지라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내인생에 지불하는 댓가가 너무 큰것 아닐까요???

계속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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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메이저 포털 사이트인 다음에는 아고라라는 토론방이 있습니다.
그 곳에서 오늘 베스트 글을 읽다가 본 글입니다.
너무 한 쪽에 치우친 글이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공감이 가는 것은 역시 제가 남자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댓글목록 3

이성국님의 댓글

이성국 2007.05.04 13:09
  저는 워싱턴주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는일은 부동산 일 입니다. 미국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고 있죠, 어느덧 시간은 빨리도 지나가 버려 제가 미국에 온지도 8년이 넘어 버렸답니다. 창주씨가 어떠한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더라도 가족을 사랑하는 맘이 가득할때에는 그것에 합당한 일을 주실것으로 믿습니다. 화이팅.

정창주님의 댓글

정창주 2007.05.04 11:51
  위에 제가 퍼온 글보다 이성국 선배님의 글에서 더 절절함을 느낍니다. 어느 집에나 당연히 있어야 할 가족의 사랑에 부족함에서 원인을 찾으시는 것 같습니다.<br />
<br />
저는 이성국 선배님의 글에 존경하는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올바른 교육"과 "만족"입니다. 아버지께서는 가정에서 남을 존중하는 법과 문제를 해결하는 법 그리고 어려움에 맞서 싸우는 법등 셀 수 없이 많은 교육으로 어머니, 제 자신과 동생들을 올바르게 살아가게 해 주셨고, 만족이라는 단어를 가르쳐 주심으로 인해서 자신의 만족과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자신에 대해 만족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두 가지가 가정에서 훌륭한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제 아버지는 가정에서 가장 존경받아야할 자리에 있으신 분이십니다.<br />
<br />
저는 결혼은 했지만 아직은 아이가 없고 결혼한 뒤 바로 미국에 온 것인데 아직 고정된 직장이 없어서 가족을 위해 일한다라는 느낌을 가져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가 생각나고 그리워집니다. 지금 당장 전화를 드리고 싶지만 한국은 새벽이라 저녁 늦게 아버지께 전화 한 통 드려야 겠습니다.

이성국님의 댓글

이성국 2007.05.03 20:00
  전 73학번 입니다. 제가 열람하여 읽어보니 참으로 너무들 합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다보니 한가지가 빠진 듯합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만약 가족간에 사랑이 있다면 아니 있었다면 이야기의 진행이 많이 달라있었을 것 입니다. 아버지의 헌신적 사랑... 아내로서 남편 사랑과 어머니로서 자식 사랑이 있었다면.... 그리고 자식들은 외모 보다는 내적인.. 그리고 현실적인.. 그런 가족 사랑이 있었다면 똑 같은 상황에서도 내용은 무척 다르게 씌였을 것 같습니다. 즉 아버지 아니 남자들이라고 할까... 하여간 가족으로부터 사랑과 신임을 받으면 내 몸이 부러져라 일하고 그렇게 하죠, 한데 상대로 부터 따뜻함이 없어지면서 부터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리고 현실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하죠. 왜????? 나만???? 이렇게 해야 하는지???? 등....... 정말 외롭고 힘들어지기 시작하죠. 그래서 생기는 것이 일탈이라는 것이죠. 일탈을 꿈꾸고 그것을 그리워하게 되고 남의 일탈을 자기것으로도 만들고 싶어하는 아주 작은 나만의 방어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입니다. 한데 과연 그것으로도 나의 갈증이 해결 될것으로 믿으 십니까? 않된다고 봅니다. 이유는 혼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연예할때야 틀리죠, 상대방에게 틀리면 서로 표현하고 갈라서지만 지금은 그렇게 쉽게 바로 행동으로 할수가 없게 되었지요, 그래서 제가 한마디 할렵니다. 이제 나를 찾는 일을 하자 바로 나만의 특기.. 아니 좋아하는 것... 등을 실천하면서 나 자신이 즐거워 지기를 바랍니다. 즉 내가 바로 설때 내 주위 식구들을 잡아 줄수가 있겠죠. 지금까지 내 아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또 내 아이들이 나를 돈으로 넉넉한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내가 내 스스로 굳굳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내 자리에 있을때 아니 내 자신만이라도 나를 먼저 사랑할때... 아버지로서 그리고 남편으로서 또 나 자신으로서 굳굳하게 그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이제 저도 54이랍니다.<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