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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자유게시판

새끼 마담들의 혈투(상)

김시우
2007.04.17 03:13 1,76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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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찾은 고국의 하늘을 우러러 볼 시간도 잠깐, 여동생 내외가 끽 소리를 내며 내 앞에 차를 세웠다. 처음 미국 올 때 처럼 동생 집으로 가는 도중, 내내 차창 밖을 두리번 거렸다. 짧은 일정임을 공지한 효과일까, 여동생 집에는 호주에서 목회를 공부하고 있는 막내 동생 내외까지 포함하여 모두 모였다. 눈물과 포옹으로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 날밤 또 다른 재회의 기쁨이 있었다. 미국 오기 전 사업 동반자 및 친구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최사장과의 만남이었다. 역시 10년만의 해후였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하지만 그는 10일이면 강산을 변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내가 준농림지를 사들이면 그는 논과 밭, 야산을 갈아 업고, 건물의 기초가 들어설 수 있도록 거대한 깊은 웅덩이까지 만들어 주었던 불도우저 기사 출신 토목업자인데, 지금은 비교적 번듯한 호텔의 사장이 되어있었다.

그의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식사를 마친 우리는 그가 직영한다는 호텔 지하의 와인 바에 들어갔다. 무슨 여신상 같은 것이 조각되어 있는 두꺼운 간유리 문을 밀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이 벽 전체를 도배하디시피 설치된 와인 캐비닛을 비추고, 그 안에는 한눈에도 고급스런 양주와 와인들이 손님의 이니셜이 적혀있는 레블을 달고 있었다.

그와 함께 룸에서 예전의 사업에 대한 추억을 더듬고 이런 저런 의견을 나누는데 밖에서 우당탕하는 들렸다. 친구는 '큰일났다'는 급보를 전하는 웨이터의 뒤를 부산한 걸음으로 따랐다. 한 참을 기다려도 친구가 돌아오지 않아 나는 룸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들의 어깨 너머로 서로 상대방의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젊은 여자들을 보았다.  그녀들의 밀고 밀리는 몸싸움으로  벽장 캐니넷의 유리문이 깨지고 그 사이로 튕겨나와 바닥으로 떨어져 깨진 와인 병 꼭따리를 잡고 ‘이거 김 회장님껀데… 이를 어쩐다.’ 하면 난감해 하는 친구도 보였다.

다시 함께 룸으로 들어온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호텔을 인수하면서 지하에 있던 룸싸롱을 와인바로 리모델링하여 나름대로 조직을 갖추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왕 마담' 밑에 P, K, L양 등 3명의 '새끼 마담'이 있다고 했다. 그 중 P, K양은 아가씨들을 10여명 거느리고 자신과 고용계약을 하였고, 또 L양은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영업담당 이라는 것이다.

총 지배인 격인 왕 마담은 연봉이 2억이 넘는다고 했다. 그리고 P, K양 같은 새끼마담은 자신들이 데리고 있는 아가씨를 찾아온 손님으로부터 들어온 수입의 일정 지분을 가져가는데 그 역시 억대가 넘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L양은 외부 영업을 하여 가게로 손님을 유도하였을 경우 역시 일정비율의 보너스를 받게 되는데 그녀 역시 상당한 수입을 올린다고 했다.

서로 공생하는 억대 연봉자(?)들이 왜  수백에서 천만원 이상 호가한다는 손님의 와인병을  깨뜨리면서 그 피둥한 홍안에 손톱자국을 내어 피를 흘리고,  어깨너머로 흐드러지는 아름다운 갈색 머리털 한 손 가득 뽑히도록 처절하게 싸움을 했을까…

댓글목록 3

김시우님의 댓글

김시우 2007.04.21 01:47
  빠른 조치 감사합니다.

김시우님의 댓글

김시우 2007.04.17 14:00
  관리자님<br />
병아리 새-끼, 새-끼 손가락 등에 쓰이기도 하는 새-끼를 <br />
등록 불가 용어에서 해제해도 될 것 같습니다. <br />
<br />
<br />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2007.04.17 14:27
  인하옥 게시판에 욕설을 작성하실 동문 선후배님들은 한 분도 안계시니 편의를 위해서 "새끼"를 제외하였습니다. 선배님 글에 수정을 해 드리려고 했으나 원작자의 허가없이 - 어떤 물의를 일으키지도 않은 - 수정할 수 없기에 하지 않았습니다. 간단히 수정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