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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자유게시판

미장원에서....<넌픽션 콩트>

길동돼랑
2007.01.24 06:38 2,001 6
  • - 첨부파일 : DSC08057(2064).jpg (32.2K)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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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한이라고 ...간만에 미장원에 갔다.
스트레쓰에 몸부림치며 몹씨 피곤한 여러 일들을 마친 뒤면  
으례 그렇듯 정겨운 이들과 어울리며 거하게 취해본다.  

그 다음날 적당히 후회할 정도로
또 적당히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그 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아랫배가 꾸륵꾸륵...
숙취에 머리속은 텅하니 빈게 도대체 아무런 사고를 할수 없다.

그래 복집에 가야지...이럴때 돈 아끼면 안되지...^^
일단 속부터 풀어 놓고, 사우나로  직행...
두어시간 눈을 붙치고 나서...
(코도 좀 골았던것 같은데...)

오늘은 다행히 사우나에 깍두기 형님들이 없다...휴~~
좀 잘만하면 이넘들이 발로 툭툭 차는 통에 잘수가 없었는데...^^
그래도 노곤한 몸을 이끌고 단골 미장원으로

염색을 할까 말까...
머리를 자를까 말까...

언제 부터인가 미장원에서 나는 말없는 손님이 된다.
"어떻게 깍아드릴까요?"
"음~ 아직 결정못했어요...그저 느낌대로 좋으실대로 깍아주세요."

내게 부여되지 못한 무한의 자유를 이 헤어디자이너에게 주고 싶다.
대리 만족......?
싱거운 내 대답에 이제 그녀는 익숙한지라....(피식 웃고는...)
척척... 자신감 있게 쳐 내려간다.

"머리 속이 많이 상했어요........^^"
"염색은 오늘 안되겠군요."

"아뇨, 괜챦으니 그냥 오늘은 해주세요..."
하지만, 그녀의 단호하고 냉정한 대답은 "안돼요...절대 안돼요"
이번이 세번째다.  

성질이 못된 것도 있겠지만 피부 트러블이 있어...
스트레쓰에 알콜이 더해지면 일시적으로 벌겋게 발진이 난다.

웬만한 장삿속이면,
못이기는 척하고 2만원짜리 염색을 해주겠구만...
하지만 그녀의 직업정신은 그걸 용납 못한다.
도대체가 막무가네다.
손사래치는 그녀가 부럽기만 하다.

도대체가 시공회사를 발주처로 모시고
참된 건축주가 아닌, 그들의 이익을 대변할수 밖에 없는 한  
설계자의 미래는 어두울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재갈물린 이 참담한 시대의 건축가들이여~~~
도대체 이 무슨 꼭두각시 놀음들을 하고 있는겐가...?

갑자기 어제밤 술자리가 생각난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건축을 하느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자신있게 "돈"이라고  대답하던 요즘 설계영업으로 꽤나 잘나가는 한 친구가...ㅎㅎㅎ



http://paper.cyworld.nate.com/LB-smile/

댓글목록 6

길동돼랑님의 댓글

길동돼랑 2007.01.25 01:51
  모모모...모가지라굽셔?<br />
뭔일 있으신가요...?<br />
암튼 제 마눌을 포함해서 아주 난리이것 만큼은 확실합니다만, 게다가 연속극 처럼 중요한 순간에 딱 끝나는게....아주 거시기 합니다.<br />
그리고 이거 조금 야시한것 맞죠? 그쳐...?

김시우님의 댓글

김시우 2007.01.25 00:18
  자네 성화 아니 열화 같은 응원에  모가지가 뿌러져도 기쁜 마음으로  소설을 연재한다네...<br />
Thank you !<br />

돼랑^^님의 댓글

돼랑^^ 2007.01.24 18:33
  출근하자마자 인하옥에 들어 오니 역시 아름다운 댓글들이...<br />
<br />
박선배님? ...저 바빠서 술 그리 자주 못합니다. 먹는날 끝까지 가야 합니다.....ㅎㅎ<br />
정창주 동문님... 뭐 대충 인하옥에서는 후배님이나 나나 뭐 비슷한 연배 아닌가요.....?<br />
                      anyway 덕분에 즐거운 맘으로 오늘 하루 힘차게 열어 봅니다.<br />
이중우 선배님... 건축가로서 참된 건축주의 이익을 대변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언젠가 찾아올걸로 믿고 오늘 하루 또 꾹참고 버텨봅니다....^^<br />
                       

이중우님의 댓글

이중우 2007.01.24 15:36
  길 동문! 저는 미장원 아주머니 이해가 갑니다.<br />
저도 종업원 생활 7년, 그리고 자영업 23년간 일구면서, 저와<br />
같이 종업원 일을 하신 분들께, 이곳에 있으면서 " 부 "를 축적 하라 고 말을 합니다. 그 부는 추 하지 안는부.<br />
1) 정비사는 손님의 자동차를 당신의 부인차 수리 하는 마음가짐을 3 년간 보내고,<br />
2) 또 3년간은 당신의 따님 자동차로 생각들 하시고,<br />
3) 나머지 3 년은 귀여운 손녀딸 자동차라 생각 하면<br />
  부의 80 % 정도를 이루게 되는데, 그 길에는 수많은 유혹이<br />
따르니, 과감히 내 칠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 하다고.....<br />
 이곳에서 나와 같이 생활 하면서 부의 초석을 이루시길.....<br />
 towing 하여 온차가 정상 가동이 될때의 희열과, 손님이 폐차를<br />
원할때의 슬픔은.......

정창주님의 댓글

정창주 2007.01.24 12:09
  물론 술이야 건강에 안좋다고들 하지만<br />
<br />
적당한 자리에 좋은 국선생과 벗이 있다면 부러울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br />
<br />
지금은 선배님이 원하시는 것, 원하셨던 것 모두 다 작은 소주 잔 하나에 훌훌 털어버리시고<br />
<br />
다가올 기회에 선배님이 이루시고 싶으신 모든 것을 성취하시기를 바랍니다.<br />
<br />
까마득한 후배 정창주 드림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7.01.24 09:37
  길동문님의 글에서 고민하는 흔적을 보면서 저는 감격하고 있습니다<br />
한시대를 살면서 소신대로 살기가 쉽지 않은데 많은 이들은 금방 동화되고 말지요<br />
그 미장원 아줌마의 프로정신이 아름답군요<br />
그러나 그 프로 정신도 용납해 줄 길동문 앞이었기에 발휘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br />
<br />
술은 이젠 고만 하시지요<br />
혼자 몸도 아니고 아직 달린 처자식 부양 할라면 건걍해야제<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