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접속자 134
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자유게시판

제 아내에게 생명을 주신 분과 그 분의 가족 분들께,

최강일 레벨
2024.07.18 06:16 672 1

본문

 제 아내에게 생명을 주신 분과 그 분의 가족 분들께,

 

202464일은 제 아내 심장이 멎은 날입니다.

제 아내는 몇 년 전부터 부정맥이 있어서 치료를 받던 중에 점점 증세가 나빠져서 심부전증으로 발전되었고, 이걸 고쳐 보기 위해 부정맥 치료를 위한 시술을 했습니다만 호전의 기미가 없이 심정지가 한 차례 왔고, 급기야는 두번째 심정지가 왔을 때 심폐소생술도 소용없는 상황까지 되었습니다. 급히 에크모를 달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저에게 담당 교수님들이 말씀하신 것은 이제 심장이식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머리가 하얘진 저는 무조건 해주세요라는 말밖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1년에 500명 이상 심장 이식을 받기 위해 신청자가 있지만 100여명밖에 이식 수술을 하지 못한다는 담당 과장님의 설명에 잠시 낙심했지만 당시에는 낙담할 겨를도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202465일은 제 아내가 새 생명을 얻은 날입니다.

기적처럼 신청하자 마자 바로 매칭이 돼서 신청 다음날 바로 이식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11시에 수술을 잘 마쳤지만, 이틀 정도 선망 상태 후에, 깨어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던 저에게 간호사의 전화를 통해서 제 아내가 자기야 나 시원한거 먹고 싶어하던 말을 듣던 순간 저는 저희 막내딸을 붙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쇼핑하던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하나님 감사합니다!” 외침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저희 가족은 4일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경험했습니다.

 

심장을 기증하신 분이 여자분이라고 들었습니다.

누구의 아내였는지, 엄마였는지, 딸이었는지 저희는 알 수 없지만 사랑하는 그분을 떠나 보내고 남은 가족들이 얼마나 마음 아파하셨을까 짐작해 봅니다. 그런 상황 중에도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줄 수 있도록 결정을 내려 주신 그분이나 그분의 가족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제 아내가 어느 날 밤 병실에서 울면서 나한테 심장을 주고 간 그 분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못다 산 생을 나와 같이 살아 갑시다.” 심장에 두 손을 얹고 맹세하듯 말했습니다.

 

당신과 당신 가족들의 사랑을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람이 줄 수 없는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하나님께서 남은 가족에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자신을 주고 가신 그 분의 영혼을 하나님께서 받으신 줄 믿습니다.

댓글목록 1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레벨 2024.07.25 03:09
최동문
하나님의 은혜 이십니다
심장을 기증하고 돌아 가신 분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