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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자유게시판

오-매 단풍 들것네

하태돈
2005.11.06 17:14 607 3

본문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영랑>

올 가을에는 비가 잦아서 그런지
단풍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Palisade Parkway를 출퇴근 길로 다니는 행운을 가진 나에게는
내 글재주론 표현 할 수 없도록 아름답기만 합니다.
사계절의 변화를 너무도 실감나게 감상 할 수 있는 길이지요.
그런데 그런 변화가 너무도 자주 찾아 온다는 것이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월에 푸르름이 한창 익어가면 벌써 가을을 붉게 물들일 나무들이
겹쳐져서 보이니 말입니다.
세월이 날아간다고 했는데 순응을 해서 살 여유가
내겐 필요한가 봅니다.
누이가 장을 뜨러 나왔다가 장독 여는 그녀의 손에 붉은 감잎이 떨어지니
어느덧 세월이 이렇게 바뀌었나 하고 감나무를 쳐다 봅니다.
아니, 어쩌면 누이는 그냥 울긋불긋 단풍들어가는 나무들의 아름다움에
다음이 더 갔겠지요.
바람이 잦아지면 곧 추위가 오겠지요.
혼인 이라도 앞둔 누이인가요.
계절이 바뀌니 다가올 겨울이 좀 걱정이 되는가 봅니다.
길거리에 쌓여가는 낙옆들을 보니 곧 추위가 오고
눈이 저 낙옆들을 대신 한 날도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있지요.
서울에서 손님이 오면 뉴욕 구경은 여행사에 맡기고,
나는 Parkway를 타고 북쪽으로,
Seven Lakes를 한바퀴 돌고 West Point까지 다녀 옵니다.
내장산이 부럽지 않다고들 하지요.
손님 핑계를 대지 않더라도 시간을 내서 가끔 그렇데 다녀올
여유있는 삶이 내겐 언제나 올려는지....
우리 동문들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신지요?

하태돈 드림

댓글목록 3

김시우님의 댓글

김시우 2005.11.07 15:05
어릴 적 어머니가 땅에 묻은 김장독에서 시큼토록 잘 익은 김치를 들어올리는 것이 갑자기 연상되는군요.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김성일님의 댓글

김성일 2005.11.06 17:26
이 곳 한국은 벌써 단풍이 빨갛게 들어서 주말이면 곳곳이 인산인애라고 합니다. 조만간 한국의 단풍구경 시켜드리겠습니다.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5.11.06 20:08
회사에서 일하고 이제사 들어와 저녁 한끼 때우고 누가 글을 올렸나 보니 우리 하동문님이 아주 감상적으로 글을 잘 쓰셨네요.<br />
공과대학 분들이 이렇게 정적이라니 놀랍습니다.<br />
하동문은 그래도 짬나면 윗동네라도 돌고 올 여유도 있지만 맨하탄으로 출퇴근하는 나는 맨날 버스안에서 졸면서 가지요. 인생이 다 이런건데 여유 참 언제나 가져볼지.우리 그래도 열심히 뛰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