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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사 -인하공대생 9년단골

운영자
2006.02.07 19:41 1,115 3

본문


▲ 인하대 공대 앞에서 9년째 김밥 행상을 하는 임순택 할머니. 궂은 날씨에도 한 자리를 지키는 할머니는 학생들 사이에서 ‘공대 김밥 할머니’로 통한다.
인천=윤여선 인턴기

다들 보셨겠지만 조선닷컴에 이런 기사가 실려서 퍼 왔습니다
옛날 우리 다닐때 저 할머니 못 보았는데 아름다운 기사 인것 같습니다

이하 기사 원문-------------------

공대생과 김밥할머니
인하대공대생 9년 단골
추운날엔 난로·점퍼 선물 할머니는 성금으로 답례

- 살맛나는세상

인천광역시 남구 용현동 인하대학교 공과대학에는 ‘9학년생’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2시쯤이면 퇴근하는 이곳의 최고참이다. ‘공대 김밥 할머니’로 통하는 임순택(林順澤·여·73)씨다.

인하대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 할머니의 삶은 지독한 불운의 연속이었다. 5남매 가운데 할머니와 남동생(71)을 제외한 3명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25살 때 결혼하면서 수원에서 서울로 이사와 친정 아버지로부터 1억원을 상속받았지만 돈은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


▲ 인하대 공대 앞에서 9년째 김밥 행상을 하는 임순택 할머니. 궂은 날씨에도 한 자리를 지키는 할머니는 학생들 사이에서 ‘공대 김밥 할머니’로 통한다.
인천=윤여선 인턴기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할머니는 그간 안 해본 일이 없다. 오이 행상, 계피떡·호떡 장사, 참외 장사, 호박 장사, 파출부, 막노동…. 그러는 사이 손등은 거북 등처럼 갈라졌고 손톱 몇 개는 아예 썩어 없어졌다.

임 할머니가 인하대 공대와 인연을 맺은 건 ‘날씨’ 때문이었다. 9년 전 인하대 공대 후문 당구장 등에 김밥 행상을 다니는데 갑자기 장대 같은 비가 쏟아졌다. 비를 피해 후문에서 스무 발자국 정도 거리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인하대 공대 건물이었다. 이때 학생들은 김밥할머니의 광주리에 있는 김밥을 모두 사주었다. “맛있다”는 반응들이었다.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날 이후 인하대 공대 건물 앞은 김밥할머니의 ‘고정 근무처’가 됐다. 학교 경비원들은 이 할머니를 내쫓으려고 몇번 시도했지만 학생들은 그때마다 할머니의 응원군이 돼 주었다.

학생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고객이 되어 김밥 할머니를 돕기 시작했다. 한 학번이 졸업하면 다음 학번이 이어받는 식이었다. 추운 날에는 누군가 난로를 가져다 놓기도 했고 각종 행사 때 남는 점퍼나 조끼를 슬쩍 놓고 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기장판까지 선물한 학생도 있었다.

공대 부학생회장 김하영(22)씨는 “인하공대의 ‘마스코트’인 할머니를 돕는 게 전통처럼 됐다”고 말했다. 인하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전용환(31)씨는 “학부 때인 1998년부터 지금껏 할머니의 김밥을 사먹는다”며 “맛이 좋아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손자 같은 학생들을 위해 할머니가 만드는 김밥에는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쌀을 씻고 김, 단무지, 시금치 등은 최고급만 사용한다. 돈이 없는 학생에겐 외상도 주고 가끔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겐 공짜로도 주고 학생들의 모금운동에도 소액이지만 꼭 참가한다.

눈이 펑펑 내린 7일에도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할머니는 군복무 도중 잠시 휴가 나온 학생, 자취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이렇게 말했다. “나를 먹고 살게 해준 곳이니까 너무 고맙고요, 몸이 허락하는 한 이곳에서 학생들을 지켜볼래요.”

인천=윤여선 인턴기자{건국대2} ysweety@freechal.com


입력 : 2006.02.07 19:03 33' / 수정 : 2006.02.07 19:05 03'

댓글목록 3

김성일님의 댓글

김성일 2006.02.13 19:06
  저 다닐 땐 안계셨던 것 같은데...<br />
훈훈함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정창주님의 댓글

정창주 2006.02.15 16:20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내내 보았던 할머님을 이 곳에서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반갑습니다. 저희는 학교를 다니면서 김밥할머니라고 항상 얘기했었고, 그 분께서 파시는 김밥을 공대김밥이라고 해서 시간에 쫓기거나 자금(?)이 부족하거나 한 경우에 애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뉴욕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학교에 다시 방문했을 때에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98년부터 학교를 다녔습니다. 새까만 후배입니다. ^^)

이한영님의 댓글

이한영 2006.02.08 10:27
  참으로 훈훈하고 좋은 기사이군요..... 우리 다닐 때도 후문뒤에서 막걸리와 오징어 안주 싸게 해주시던..... 아주머님이 계셨는데요 (술값 없으면 학생증도 받아 줬어요)<br />
<br />
나도 리타이어 미국에서 하고선 오뎅/떠ㄲ복기/순대/김밥<br />
팔러 가야쥐~~~  함께 동참 하실 분 모이세여~~~~~<br />
가게이름은 미주인하동문 깁밤센터.......  이름 괜찮으면<br />
댓글도 달아 주시고 격려도 좀 해주세요.<br />
(혹시 저위에 할머님이 경쟁자 생겼다고 화내실라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