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출근 길에 뉴스를 들으니 9/11 사태와 관련한
유일한 생존자인Moussaoui가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감옥에서 첫 날을 보내던 날,
‘Today is the first day Moussaoui to spend the rest of his life in prison’
하고 앵커가 얘기를 한다.
그렇다. 비단 살인범으로 판결을 받고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범죄자뿐만 아니고,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인생에게,
오늘은 남아있는 내 생의 첫날인
아주 특별한 날인 것이다.
‘남은 내 생애의 첫 날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my life’
오늘은 살아온 날의 마지막이 아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의 첫날이기에
이 말이 무겁게 다가온다.

일전에 읽었던 다음 두 글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이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구상, ‘오늘’ 전문)


신은 늘 쾌활하며 낙천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운명에 거역하지 않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다가
활짝 웃으며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 같다
(제임스 해리엇, ‘조금씩 행복해지는 이야기’ 중에서)


하태돈 0516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