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교수에게...
길동돼랑
2006.06.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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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P교수~
우리가 고등학교 선후배로 대학동문회에서 만난게 아마 20년은 되었을게야...
당시에 P교수를 보면서, 난 나와 공통점이 많은 후배 한사람이 입학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오
아마 내가 미팅도 시켜주었었지?
부인과 통화한 뒤, LV(라스베가스)에서 만나자고 했다가, 마땅히 만날 약속 장소를 정하지 못해
여기 호텔"리오"에서 만나자고 했을때, 무심코 나눈 우리 대화를 기억하나?
"카지노 자주 오겠네...?"
"저,,, 라스베가스 카지노요? ....ㅎㅎ 오늘 가면 처음이예요"
청진동 해장국집에서의 첫만남!
그 한해전에는 수학과 나온 선배님 한분께 술먹고 취해 게기다가(?)...
한대 시원하게 맞고 나가떨어지며,
내처지를 인정하고 새로운 출발점으로 받아들일수 밖에 없었던 바로 아픔의 그곳에서
그대를 만났었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대학시절 우리에게는 추억도 많았었지...
축제에서 막걸리에 붙임개(?) 장사
또 5대사립 체육대회에서의 전투적인 경기 함께 나눈 땀방울
이태원 한 클럽에서의 졸업생 환송회를 빙자한 쌍쌍파티
......
20년 전 그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나누었던 젊은 시절의 우리 대화가 어렴풋이 생각나오
젊기에 그대와 나는 COMLEX 덩어리 였었고...
서로를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우리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각자 우리의 포부와 미래는 당돌하게 컸었던 것 같고,
참 부단히도 노력했던것 같으이...
당신이 호텔방에 도착했을때,
그 다소 야윈 모습에 뭐랄까...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솔직히 내가 알던 기억속의 P후배의 모습은 찾기 힘이 들었고,
UNLV의 화학과 교수님의 진지하고 지적인 또 학자다운 차분한 모습이...
정말 만나면 할말이 많았었는데,
20년이라는 세월은 서로의 삶에서 대화의 공통 분모를 찾기 어렵게 했었던 것 같고,
이윽고, P교수는 내일 강의를 준비해야 한다고...
그래...
이역만리 이곳 미국 "타자의 땅"에서 삶의 터전을 굳건히 잡은 P교수
(내가 아는 당신이라면)
얼마나, 노력했겠는가...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얼마나, 서럽고 힘들었겠는가...
아쉽지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후배의 모습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P교수...
호텔방에서 카지노를 거쳐 그가 주차한 주차장까지 배웅을 하며,
우리가 아무말도 않고, 몇백 미터를 한동안 그저 걷기만 했었던 것을 기억하오...?
마지막 인사를 하고, 주차장 저 너머로 P교수가 사라질때까지 내가 끝까지 지켜보고 있는것을
알면서도 한번도 그대는 차마 내게 고개를 돌리지 못했오.
이번 겨울에 서울에 온다고 하니, 부인과 함께 꼭 연락하게나.
정말 못다한 얘기들..정감있게 해 보세나.
한옥에 파사삭~ 김치가 유난히 맛있는 정갈한 한식집 알아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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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돼랑 미국유람기가 <20호> 째 발행되었으며,
위 글 만큼은 꼭 직접 입력하고 싶었읍니다.
http://paper.cyworld.nate.com/LB-world/
댓글목록 3
김시우님의 댓글
길동돼랑님의 댓글
가끔씩 이곳 동문 선후배님들이 생각나면, 들르겠읍니다. <br />
(그리고, 아직 샌프란시스코 편이 남아 있답니다.)<br />
위 주소에 있는 페이퍼의 목록을 올려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라오며, <br />
내일 새벽 4시 우리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를 기대하며, 새벽 TV 시청을 위해 이만 잠자리에... <br />
<br />
대한민국~~~~~ <br />
<br />
<br />
[20호] P교수... <br />
[19호] 피부색중에 가장 sexy한 색깔은? <br />
[18호] 드디어 show가 시작됐다. <br />
[17호] Larry's Villa... <br />
[16호] no ...minimum......? <br />
[15호] 다음은 호기심 천국.....ㅋㅋ <br />
[14호] 그래도 풀값이 제일 싸니까.... <br />
[13호] "모든길은 카지노로 통한다." <br />
[12호] 사막의 도시...LV <br />
[11호] 이조 곰탕 <br />
[10호] w..w..water please! <br />
[09호] "안돼요, 더 이상은..." <br />
[08호] 솔찍히, ?? 넘 좋았으~~ <br />
[07호] 미안해..그리고 사랑해~ <br />
[06호] 아침은 역시 황태 해장국.... <br />
[05호] 제가 보기보다 물살예여... <br />
[04호] feel good? <br />
[03호] 장애우들의 삶의 최소한... <br />
[02호] 그녀는 프로니까...^^ <br />
[01호] 아~ 자유와 기회의 나라...
박명근님의 댓글
그렇게 사랑스럽고 통하는 후배도 같이 늘 만날수 없는 인생사의 현실을 보는 안타까움이 ...<br />
<br />
요즘음 마음이 여유가 없으니 어디 다른 싸이트를 찿아가서 글을 읽을 여유가 없구료 <br />
길동문의 미국 유람기가 이곳에서 사라진 최초에는 찿아가서 열심히 읽었더랬는데 <br />
허기사의 나의 싸이월드 싸이트 방문도 꽤 오랜것 같으니 <br />
왕성한 문필활동의 그 열정에 감복하오 <br />
더욱 가슴에 와 닿는 좋은 글들로 알오 동지들을 기쁘게 해 주시길 <br />
인하옥 팬들의 가슴속에 잊혀진지 꽤 오랜것 같은데 오랫만에 <br />
흔적을 남겨 주어 반갑소이다<br />
<br />
오매 불망하시는 그 후배분도 간혹 이곳 싸이틀를 한번씩 거쳐 가는지 ?<br />
다들 살기들 바쁘니 <br />
옛날에는 미주 동문이 이 싸이트 자주 방문하지 않으면 이것 간첩(?) 아닌가 <br />
이상하게 생각했더랬는데 <br />
이제는 그 양반들이 열정을 갖는 분야가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니 편합디다. <br />
<br />
요즈음 댓글도 싸락눈발 날리듯 간혹 이지만 이것도 무심입니다.<br />
언전가 우리 김시우 동문이 열받아서 질타한 글 보구<br />
우리 이제 편하게 지내자고 했더랬는데<br />
정작 본이도 아주 편하게 지내는 것 같소이다<br />
그래 우리 이렇게 아직도 눈뜨고 한 글자 남길 공간을 가진것 만도 행복인 것을<br />
뭐 하러 글 욕심을<br />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