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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자유게시판

겨울잠...? <넌픽션 코미디>

길동돼랑
2006.10.27 20:31 788 4
  • - 첨부파일 : 100_3437.JPG (97.3K) - 다운로드

본문



당초 얘기했던 대로 휴일까지 출근해서 업무를 하자는 상사를 설득하여,
모처럼의 토요일 휴뮤를 쟁취한 돼랑은 기쁜 마음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의기투합한 돼순은 아예 아들내미 딸내미를 대동하고 회사 앞으로 나오겠단다.
한술더떠, 밤 10시 반에 고기를 먹자고..?

돼지갈비? 생등심은 조금 거시기 하고 내 갈비살로 쏘지...
기분이다..(내도 기분 조오타~)

별것도 아닌 "아빠의 휴일"
그것 하나에 이렇게 열광적인 호응을....
(갑자기 고단한 건축가를 아빠로 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물밀듯이 든다.)

모처럼 걸비살을 화로구이로 맛나게 먹으며,
아들내미와 많은 대화의 시간을
주제는 "유희왕 놀이 카드와 도박 및 학업과의 상관 관계"
녀석 많이 컸구나...
여러 가지 질책도 했지만, 내심 얼마나 든든하고 대견한지 모른다...

그리고, 고기집 화로구이 연기제거용 코주부 연통 너머로 아내를 보니,
새삼 부부의 정도 새롭다.

"여보~, 기분이다. 애들 집에 태워다 주고, 오늘 코엑스에서 간만에 영화 어때...?"
"정말,,,? 지금가면 새벽 1시나 되야 영화 볼수 있을텐데...?"

거의 새벽잠을 설쳐야 영화를 볼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뛸뜻이 좋아하는 돼순....

라디오스타를 볼까? 아니면 타짜를 볼까....?
그러나 티켓팅을 하러 갔더니, 두 영화 모두 오늘 심야 상영은 안한다고..
이상하게 이곳에 오면 원하던 영화를 못보는 징크스가...
게다가 대타로 보게된 영화마다 후회막급이다...

브이포벤데타가 그랬고,
아예 영화제목조차 기억 안나는....
(여자친구가 슈퍼맨 비슷한 일을 벌이는 함량 미달의  영화도 그랬다.)

오늘도 그러면 안되는데.....
신중하게 외화를 고르고 골랐다.
그래서 우리 부부가 엄선한 영화는......... "월드트레이드센터"
9.11 테러 관련한 블록버스터

빙고~~
아내와 나는 그 처절한 참상과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인간애에 눈시울을 붉히며,
오래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영화에 몰입할수 있었다.

미국의 애국주의에 바탕을 둔,
다소 유치한 오바쟁이 미해병대 특무상사의 출현을  제외하고는  
시사성 있는 정말 볼만한 영화임에 틀림 없다.(강추~~~~)  

영화가 끝나니 새벽 3시반...
하지만 가족과 함께한 귀한 시간들이 었다.

영화가 끝나고,,,이런 저런 얘기를 두런두런 아내와 나누며,
집으로 돌아와 열쇠로 아파트 대문을 열려는 순간.........허걱!!!

영화가 시작하기전 그렇게 아들 돼돌 녀석에게 그렇게 신신 당부 하였건만,
돼돌 녀석은 자물쇠의 꼭따리를 누르고, 꿈나라로 가버렸던 것이다.

응급조치 1단계 : 핸드폰으로 전화걸기...
응급조치 2단계 : 초인종을 미친듯이 눌르기...
응급조치 3단계 : 주방창 동전으로 두드리기..
응급조치 4단계 : 대문두드리기(약약..강강 중강약.....)

그러나 20여분을 각 단계를 콤비네이션 해보았지만,
불은 켜 있지만 미동도 없다.
게다가 지금이 몇신가...?
새벽 4시에....(이웃들에게 이런 민폐가..)

앗!
이런 황당한 순간에 때맞춰 찾아오는 손님...소피가 마렵다.
요즘 살뺀다고, 영화보며 팝콘 대신에 마신 생수가....헉!?
게다가 정말 원치 않는 아까 그 손님보다 더한 그들(?)도 몰려오는 것 같다.    

아......일단 작전상 후퇴~~~
차로 가자...화장실을 갑자기 찾으려니...없다.
지하철도 잠겨 있을것 같은 시간이다.
그대로 호텔로 질주하여, 역시 거시기는 호텔이 젤이쥐...
급한대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정신을 차리고 아내에게

"뭐 이런일이 다있냐...?"

안그래도 덜렁이 돼돌에게 전화로 신신당부까지 했었던 돼순이이기에
돼돌에 대한 응징의 수위는 상당한 수준일 거란걸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다시 아파트로 돌아와 응급조치 4단계 풀코스 외에 자고 계신 경비아저씨를 기어이 깨워 인터폰까지 10여분 때렸지만.....

돼돌이는 정말 인간이 아니다.
아마도 인석은 겨울잠을 자고 있는 곰인게다...

(바쁘신 119 아저씨들에게 문따달라는 것도 욕할일 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동네가 더 이상 시끄러워지는 것도 원치 않았고, 어쨓든 통화도 했었던 터라 더 이상의 조치는 않키로....)

더이상 이웃에게 민폐를 끼칠수 없어, 아내와 나는 차를 몰아 한강변으로...
아파트 주차장에서 승용차 속에서 널부러져 아침을 맞게될 경우,
출근 및 아침 운동하러 나온 이웃들이 진풍경을 구경하게 될게고,
우리 내외가 어젯밤의 소동의 주인공이라는게 백일하에 들어 나는게 아닌가?

.....

한강변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온몸의 관절들이 쑤신다....그리고 일단 너무춥다.
게다가 차안에 웬 모기가....(욕이 튄다!)

아침 8시30분...
이윽고 핸드폰 소리에 딸냄이가 간신히 전화를 받았다.
집안에 들어서니, 아직도 길동돼돌 이 곰탱이는 곤히 자고 있다...

중1이지만, 수험생임에 틀림 없다.
측은하다. 일단 재워야지...(녀석 얼마나 피곤했으면...)
하지만 오늘 학원에서의 모의고사가 끝나면,,,
돼순이 엄마의 처절한 응징은 피할수 없으리라....
                                                                                                      <끝>

http://paper.cyworld.nate.com/1000528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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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

김시우님의 댓글

김시우 2006.10.28 14:59
  스산한 가을 아침에 모닝커피와 함께 읽은 꽁트가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게 해줍니다.<br />
읽는 이로 하여금 마치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어 좋습니다. <br />
가을만 되면 향수병이 도지는데 잠시나마 서울의 하늘아래 있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br />
 <br />
<br />

길동돼랑님의 댓글

길동돼랑 2006.10.28 19:30
  오늘 저도 시내구경을 가는데...인사동 쪽을 갈까 합니다.<br />
괜챦은 사진 건지면 올립죠.....^^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6.10.27 20:42
  밤늦은 시간 아니 그쪽은 아침이 시작되는 토요일이구먼요<br />
재미있게 단숨에 잘 읽었습니다<br />
모처럼만의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들이 더욱 기억에 남는 시간들로 각인되는 좋은 날이었습니다<br />
참 멋쟁이 아빠 길동문<br />
화이팅입니다

길동제님의 댓글

길동제 2006.10.27 23:58
  감사합니다.<br />
어쨓든 꽁트하나는 건진것 같습니다.<br />
재미동문 여러분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