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기
하태돈
2006.12.0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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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제목을 ‘잊어 버리기’로 정했지만 사실은 ‘기억력 상실’ 또는 ‘늙어 간다는 것’이 더 이 글을쓰는 저의 의도하는 것에 더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대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데 새까만 후배가 늙어감을 얘기하기가 뭣해서 제목을 좀 바꿨지요. 그리고 저의 단상을 메모해 놓은 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니 존칭어가 아님을 양해 바랍니다.
하나님이 다행이 우리 인간에게 잊어버림의 은혜를 주셔서 괴로운 일이나 힘들었던 기억, 또는 사기를 당했거나 사업에 실패한 기억들을 쉽게 잊어 버림으로써 멍든 가슴이 온전해 질 수가 있다. 안 그러면 간이 다 타 들어가서 이미 이세상에는 없는 존재 이기 쉬울 것이다.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일지라도. 좋은 쪽의 잊어버림이라 하겠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꼭 기억을 해야 하는 중요한 약속이나 사람의 이름을 잊어 버리는 경우가 자주 생기곤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늙어감의 자연스런 현상이겠지. 사업상 미팅을 하면서 중요한 사람의 이름을 언급해야 하는데 이게 어쩐 일인가? 얼굴은 너무도 또렷이 떠오르는데 이름이 머리 꼭대기에서 머물며 나오지를 않으니 얼마나 암담 하던지. 결국 뉴욕에 돌아와서야 다른 분에게 물어보고선 어이없어 할 수 밖에. 이런 얘기를 하면 나만의 문제가 아닌 듯 하다. 그래서 누구나 늙어가면 다 그런가 하고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서울에 가서 꼭 일년 만에 노모를 뵈었다. 나에게는 아직도 어머니 보다는 엄마로 통하는, 이제 미수(米壽)를 바라보는 꼬부랑 할머니. 다행이 치매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연세에 기억력이 온전 할 리가 없다. 작년하고는 또 확 달라진 외모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제 아들 딸도 가끔은 잊어버리는 기억력이 너무도 슬프게 한다. 미국에서 오래간만에 온 막내 아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린다. 그래도 보는 순간 얼굴이 기억이 나는가 보다. 아침에 일보러 나간다고 하면 ‘어디가노?’ 하고 물으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문안을 하면 ‘어디갔다 이제오노, 밥은 먹고 다니나’하고 여전한 막내아들 걱정이시다.
그래도 이곳에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을 달래고 미국으로 돌아와 전화를 드리니 그래도 기억을 하시곤 ‘너무 먼 길인데 잘 갔나?’ 하신다. 아마도 오래간만에 만난 막내 아들을 기억속에 간직하려고 꽤나 노력 한신 듯 하다. 그리고 몇 일 후에 다시 전화를 드리니 ‘어디고?’ ‘미국이요’ ‘아고, 그 먼 길 잘 갔나?’ 또 다시 반복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누님이 전화를 드렸더니 누군지 잘 모른다고 하시더란다. 그래도 나보다는 더 자주 찾아 뵙는 딸이건만 이제는 기억 속에서 차츰 사라져가는가 보다. 아, 이제는 너무도 늙으신 우리 엄마.
구멍가게 같은 사업이라고 그것도 부실해서 출장길이 겨우 일년에 한번 정도이다 보니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사업 잘 해서 금방 또 올께, 건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지만 속마음은 ‘아, 이번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하고 가슴이 저린다. 그러기를 몇 년이지만.
기억 속에 없으면 관계가 없어지는 것인데 자식을 떠올리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은 오죽하겠나. 올 겨울도 잘 넘기시고 내년 여름에는 이제 기억 속에도 없는 손녀 딸들, 그리고 막내 며느리 한번 더 만나볼 기회가 생기겠지.
2006년 11월 말
하나님이 다행이 우리 인간에게 잊어버림의 은혜를 주셔서 괴로운 일이나 힘들었던 기억, 또는 사기를 당했거나 사업에 실패한 기억들을 쉽게 잊어 버림으로써 멍든 가슴이 온전해 질 수가 있다. 안 그러면 간이 다 타 들어가서 이미 이세상에는 없는 존재 이기 쉬울 것이다.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일지라도. 좋은 쪽의 잊어버림이라 하겠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꼭 기억을 해야 하는 중요한 약속이나 사람의 이름을 잊어 버리는 경우가 자주 생기곤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늙어감의 자연스런 현상이겠지. 사업상 미팅을 하면서 중요한 사람의 이름을 언급해야 하는데 이게 어쩐 일인가? 얼굴은 너무도 또렷이 떠오르는데 이름이 머리 꼭대기에서 머물며 나오지를 않으니 얼마나 암담 하던지. 결국 뉴욕에 돌아와서야 다른 분에게 물어보고선 어이없어 할 수 밖에. 이런 얘기를 하면 나만의 문제가 아닌 듯 하다. 그래서 누구나 늙어가면 다 그런가 하고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서울에 가서 꼭 일년 만에 노모를 뵈었다. 나에게는 아직도 어머니 보다는 엄마로 통하는, 이제 미수(米壽)를 바라보는 꼬부랑 할머니. 다행이 치매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연세에 기억력이 온전 할 리가 없다. 작년하고는 또 확 달라진 외모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제 아들 딸도 가끔은 잊어버리는 기억력이 너무도 슬프게 한다. 미국에서 오래간만에 온 막내 아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린다. 그래도 보는 순간 얼굴이 기억이 나는가 보다. 아침에 일보러 나간다고 하면 ‘어디가노?’ 하고 물으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문안을 하면 ‘어디갔다 이제오노, 밥은 먹고 다니나’하고 여전한 막내아들 걱정이시다.
그래도 이곳에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을 달래고 미국으로 돌아와 전화를 드리니 그래도 기억을 하시곤 ‘너무 먼 길인데 잘 갔나?’ 하신다. 아마도 오래간만에 만난 막내 아들을 기억속에 간직하려고 꽤나 노력 한신 듯 하다. 그리고 몇 일 후에 다시 전화를 드리니 ‘어디고?’ ‘미국이요’ ‘아고, 그 먼 길 잘 갔나?’ 또 다시 반복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누님이 전화를 드렸더니 누군지 잘 모른다고 하시더란다. 그래도 나보다는 더 자주 찾아 뵙는 딸이건만 이제는 기억 속에서 차츰 사라져가는가 보다. 아, 이제는 너무도 늙으신 우리 엄마.
구멍가게 같은 사업이라고 그것도 부실해서 출장길이 겨우 일년에 한번 정도이다 보니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사업 잘 해서 금방 또 올께, 건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지만 속마음은 ‘아, 이번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하고 가슴이 저린다. 그러기를 몇 년이지만.
기억 속에 없으면 관계가 없어지는 것인데 자식을 떠올리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은 오죽하겠나. 올 겨울도 잘 넘기시고 내년 여름에는 이제 기억 속에도 없는 손녀 딸들, 그리고 막내 며느리 한번 더 만나볼 기회가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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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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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누구나 이 길을 가야만 하기에 이게 어쩌 님의 어머님 한분의 이야기 이겠습니까<br />
멀지 않은 미래에 닥아 올 나의 이야기 이지요<br />
<br />
산다는 것이 먼지 어렸을적에 어머님 없으면 죽는줄 알았던 녀석들이<br />
시집 장가가고서는 제살기 바쁘니<br />
에이고 저도 언제 사람구실하고 살려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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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룡님의 댓글
살아 계실때 잘해드린것 같아도,막상 돌아 가시고 나면 많은 후회가 남더군요.자주 찾아 뵙고,나중에 후회가 작게 남도록 노력하는게 옳지않을까요?<br />
물론 부모에게서 받은것의 몇만분의일도 못해드리겠지만요.<br />
나도 8남매의 6째로 미국오기전까지 7년여동안 부모님을 모셨었지만(WIIFE가 고생했지요) 역시 남는게 많답니다.그래서 사랑은 밑으로 내려간다고 하지 않습니까?부모에게 받은것들이 자식에게로,그자식은 또 그밑으......이게삶의 순환법칙인듯 합니다."개똥철학"이라 치부하고,하 동문의마음에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이중우님의 댓글
그래도 모친의 음성만 이라도 들을수 있을때, 자주 문안 인사를 드리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돈이 들더라도......<br />
<br />
저의 경우는 67년도에 어머니 마저, 멀리 떠나시고, 외롭고,괴로와, 큰소리로 불러봐도,돌아오는 메아리뿐.... 얼마나 서글픈지.<br />
<br />
이곳 뉴욕 동문중에 저 처럼 물을 많이 마시는 동문은 아마 안계신것 같읍니다.<br />
<br />
저는 어머니를 "물"로 표현 하지요. 곁에 계실때는, 어리광,투정들 부리지만,또 그것을 수용 하시고,포용 하시는 분들 이지만,<br />
저의들 시야에서 멀어지실때는, 물 한방울 없는 사막과 무엇이 다른가?<br />
한 순간 이라도 남 한테 표현 못하고, 어머니에게 가고 싶어<br />
물을 대하다 보니, 보통분 보다는 2배 정도의 물을 섭취 합니다. <br />
<br />
지난 10월 중순에 "일당 김태신" 화백과 담소할 기회가 있었는데,그분은 어머니를 "산"으로 규정 하시어, 거의 모든 그림이 산을 위주로 하고 계십니다.<br />
일당께서는 지금 연새가 86세 이지만, 3살때 부터 어머니를 찿아 보았으며, 어머니는 "김일엽"스님으로,일당이 3세때 비구니로출가를 하시는 바람에 어머니라고 부르지도 못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일당 김태신 화백도,출가를 했읍니다.<br />
<br />
부모님들은 호화 호식 보다도, 본인들 앞에서, 어우러 지는것을<br />
더 바라시지요.<br />
<br />
Video Tape 같은것을 1주일 량만큼 빌려다, 매주 바꿔 드리는 것도 방편이 됩니다.<br />
이제 저의 누님이 70세가 되어, 치매를 염려하여,Computer를<br />
마련 하여드리고, 매일 같이 e-mail 로 인사를 합니다.<br />
<br />
하 동문! 방법을 찿아 보아요. 간단한 방법들이 있을것 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