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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자유게시판

<감동실화>다시보는 유언장 (6회)

김시우
2007.03.24 12:37 1,580 4
  • - 첨부파일 : 사탄_마을.jpg (45.9K)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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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마을 이라고 해도 시원찮을텐데... ]


“ 일년에 한 두번 만나는 사람들 … 그냥 잊어버려.”

“ 엥??? ”

“ 가족과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도 부족한데 동문회는 잊어버려, 지난 여름모임때 아침 일찍 가기 싫다는 마누라를 부부싸움을 하다시피
억지로 끌고  나서서 동문들이 모일 장소를 찾아 떠났지? 아침도 못 먹어 얼마나 배가 고팠어? 그런데도  이미 좋은 장소는 선점되어 있었고,
뜨거운 햇살을 맞아가며 공원의 여기 저기를 뛰어다니면서 간신히 마땅한 자리를 찜하고, 한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누구 하나 격려의 말을
해주지도 않았지?  다른 역할을 맡은 사람에게는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면서도 말야."  

" 내 참, 별걸 가지고 다 트집이시네..."

나는 작은 소리로 푸념하듯 했는데 사탄이 듣고야 말았다.

“ 트집? 와이프에게도 그런 경우없는 모임은 다시 나가지 말라고 한마디 들었잖아.   동문모임에 어쩌면 제 3자라고 할 수 있고,  너같이 한 쪽으로
기운 편견이 없는 와이프가 느끼는 것이 더 정확한 거야."

" 그 때 난 정말 좋았는 걸요. 그건 제가 즐겁고 좋아 한 일이고 그 정도 잠깐 시간을 낸 걸 가지고  공치사하면 안되죠. 동문 임원들은 더 준비하고
고생했어요. 특히 총무와 더불어 재정을 맡고 있는 막내는 행사때만 아니라 평소에도 많은 시간을 쪼개어 동문회의 잡무를 처리하고 있어요."

" 그리고 그 사람들은 알다시피 감정표현을 잘 안해요. 한국 사람들 대부분 그렇찮아요. 꼭 눈으로 봐야 아나요?"

" 자네도 필요에 따라 미국식, 한국식 취사하여 처신하는 이민자의 이중성을 드러내는군..."

" 아니? 누가 양다리 걸쳤다는 거예요?  좋은 게 좋다는 거죠."

"......"

"그리고 아내는 좀 나와 좀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아내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면 인사로 시작해서 인사로 끝나요.  살아온 배경이
틀리잖아요. 대부분의 부부가 그렇듯이 우리도 서로 완벽히 이해하는데 최근까지 참 많이 싸우고 오래 걸렸어요.”

나는 사탄을 말을 막아가며  가끔식 흔들리는 마음을 버티며 싸웠다. 옆에서 천사가 귓속말로 도왔다.

“ 누가 뭐래? 각자의 개성과 가치관은 존중받아 마땅하지, 근데 그런게 아냐, 생각해봐, 네가 정성을 다해 쓰고 있는 글에 미국 각지와 한국에서 조차  
격려를 하며 흔적을 남기는데 가까히 있는 동문들은 코빼기도 안비추잖아.”

“ 그 사람들은 원래 방문도 안했어요. 그리고 글 쓰는 것이  나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영혼을 맑게 하기 위한 것인데, 뭘 그걸 가지고 그래요?  
조회수가 생각보다 많던데요? 나도 글 쓰기만 하지 다른 사람 글을 제대로 읽은 시간도 없어요. 읽어주는 것만 해도 고맙지 않나요? 난 그 조회수에
보답하기 위해 글 쓸만한 소재가 떠오르지 않으면 다른 사람글에 댓글이라도 열심히 달거예요. 글 쓰는 것이 쉽지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아니까요. ”

“ 그래야지... 근데  그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았다구? 그걸 믿는거야?  모르긴 해도 그 사람들 하루에도 수없이 방문할 껄. 자신과 관련되거나 관심사에는
즉각 반응을 보이는 것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잖아. 그런데도 그런 말을 해? 인하옥에서 동문 동정이나 모임이 홍보가 되잖아. 잘했으면  박수 쳐주고 맘에
안들면 비평도 하고 그래야 살갑고 함께 살아가는 맛이 나는 거  아니겠냐구. 관객없는 운동경기 별로 발전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지.”

“ 그거야  그렇지만 … 전 신경안써요. 그것 말고도 신경쓸게 너무 많거든요, 사는 방식이 다른 것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겠어요?
타인의 가치관을 간섭할 수 있나요? 그리고 전 관리자도 두손 두발 다 들었는데 제가 뭐 어쩌겠다고..."

“ 이건 개인적인 문제가 아냐,  글이 다른 사이트에서 천 여회의 조회수에, 수 십개의 댓글이 달려 너도 그 댓글을  다 읽어보지도 못하는데, 거기에다
또 없는 시간 쪼개 뭣하러 인하옥에 올려? 그 시간에 가슴이 통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어? ”

“그 동호회 사람들은 문학을 전공하거나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에요, 또는 영화 소재거리를  찾는 영화관계자, 출판자 관계자 등, 상업적인 목적으로
몰려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구요. ”

“ 그래서? ”

“ 인하옥에서 만나는 사람은  살아온 과정이 비슷한 정말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라구요, 전 동질 의식을 갖고있는 동문 한 명이라도, 그가 남긴 짧은
댓글이 그 상업적 웹사이트의 회원 수 천명과 그들이 남긴 댓글보다 더 소중하고 감동과 힘을 얻는걸요.”

"정말 그럴까?"

댓글목록 4

최강일님의 댓글

최강일 2007.03.24 13:34
  김시우 동문은 천사말을 들으면 되고<br />
다른 동문들은 악마말을 귀담아 들으면 되겠습니다.

길동돼랑님의 댓글

길동돼랑 2007.03.24 18:58
  블로그에 모아 놓으시면 좋을텐데........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7.03.25 18:52
  그 심정 압니다<br />
건데 그러려니 하구 사이소, 내가 좋아서 하면 아무것도 서운할끼 없는데<br />
말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고 <br />
한마디만 해도 일하는 사람들 힘이 만배나 솓는디?<br />
<br />
이말 하니까<br />
작년도 우리 동문회  T shirts를 기증한 이성환 동문이 생각 납니다<br />
1000 여장에 가까운 T shirts를 기증했는데<br />
제작이후는 누구한사람 갔다 주지 않더라고 섭섭해 하더군요<br />
언제 만나 내가 사과하고 식사한번 대접하기로 했는데<br />
다 못창기고 사는 내 형편도 그렇고<br />
뭐 크게 섭섭해 하지 말고 갑시다

김시우님의 댓글

김시우 2007.03.28 01:26
  모처럼 일요일 시간내서 쭉 읽어보시는 군요 ^^ <br />
돼랑선생, 블로그 어떤 게 좋은지 알려주시구료. <br />
그렇찮아도 그 동안 미 발표 작품들을 모아 집대성할 참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