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게임 이야기가 아닙니다.

눈부시게 청명한 토요일 아침, 바다에 사는 모든 것들,
특히 고래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미루고 미루던
'Whale Watching'을 떠났습니다.
아이들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매일매일 삶의 현장에서 겪는
많은 일들로 몸보다 마음이 지쳐있는 제게도
아이들만큼 넓디넓은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막상 페리에 몸을 실으니 부끄러운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지척이 바다와 호수인 시애틀에 살면서 바다를 오래간만에 보다니...
San Juan Islands행 Ferry를 타고 그 섬들 중 하나인 Orcas Island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서 Whale Watching 보트를 타고 한시간가량을 먼 바다로 나가는데,
날씨는 맑고 바람은 부드럽고... 정말 마음이 깨끗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온통 유리로 된 실내에서도 바깥을 보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실 밖에서 바다를 느낍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깊은 바다로 나갈 수록 바람이 차 지더니 어느새 모두들 자켓을
걸쳤습니다.)

그리고는 여기저기서 떼를 지어 바다 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멋진 킬러웨일들을 발견합니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Orcas Whale이라고 부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정말 기가막히게 잘 생긴 웨일들이 멀리서, 가까이서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고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꽤 거리를 유지해야하는 법이
있기 때문에 아주 가까이 고래곁으로 갈 수는 없지만
간혹 운 좋게 고래들이 보트 가까이 오는 바람에 멋진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보기도 합니다. 그 때는 너무 감탄해서 사진을 찍지
못하고 다 지나간 다음에 카메라를 눌러대니 먼 곳에 있는 모습만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그리고 바다와 바다 위의 하늘과 바닷 속의 멋진 피조물들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돌아왔습니다.
(떠날 때는 마음이 피곤하고 몸은 괜찮았는데 돌아올 때는
몸만 피곤하고 마음은 아주 좋았습니다.)

바다 이야기....끝.

(사진 설명 #1 Killer Whale Family
               #2 Whale을 기다리는 아이들(서준이와 서영이 그리고 다른 이들...)


* INHA.org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8-17 15:16)